[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약화할 방안을 조용히 짜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과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를 대비해 최근 몇 달간 통화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제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작성한 중앙은행 정책 비전 초안은 연준의 각종 규제의 경우 백악관의 검토를 거치고, 재무부를 중앙은행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더 강력히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 시 대통령과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연준 의장이 정기적으로 금리 정책에 대해 대통령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은 연준 의장 후보가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대해 대통령과 비공식적으로 협의하도록 개인적 동의를 요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뒤흔들 이런 일을 알고 있거나 승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종종 보좌관들에게 저금리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좌절감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두 번째 임기 시 연준을 어떻게 대할지 아직 정확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던 일부 인사는 그가 대통령을 중앙은행 금리결정위원회(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대우할 연준 책임자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금리 정책 개입 논의는 중앙은행 역할에 대해 전통적 견해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참모진과 공화당 의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에 정치적 개입이 이뤄질 경우 시중 금리는 물론 물가 등 경제 전반에 역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어떤 대통령의 통화 정책 개입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4년이 아니라 50년을 생각해야 한다.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당시 중앙은행을 이끈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비판했고 이듬해에는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강등하거나 아예 해임할 권한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2026년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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