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에 다다랐는지, 혹은 저점에 접근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MVRV 실현 시가총액 비율(MVRV Realized Market Cap Ratio)’이 자주 활용된다.
MVRV 비율은 시장 가치(Market Value)를 실현 가치(Realized Value)로 나눈 값이다. 시장 가치는 현재 시세에 유통량을 곱한 값이고, 실현 가치는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에서 이동했을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즉, 실현 가치는 모든 코인의 평균 매수단가를 합산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시세가 2만 달러이고 유통량이 1900만 개라면 시장 가치는 3800억 달러다. 반면 실현 가치는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가격이 평균적으로 1만 달러라면 MVRV 비율은 2가 된다.
MVRV 비율로 시장 흐름 포착
MVRV 비율이 1을 초과하면 현재 시세가 평균 매입가보다 높다는 의미다. 대부분 투자자가 수익 구간에 있다는 뜻이다. 반면 1 미만이면 손실을 본 투자자가 더 많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은 대개 MVRV 비율이 3.5~4.0 이상일 때 고점을 형성했고, 1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저점 신호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VRV 비율이 1 이하일 때 매수하고, 3 이상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MVRV는 단순히 투자 판단을 넘어서 위험 관리 수단으로도 쓰인다.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 MVRV 수치에 따라 포지션을 조절하는 식이다.
MVRV-Z, 레드존과 그린존으로 구분
이를 확장한 지표가 ‘MVRV Z-스코어(MVRV Z-Score)’다. MVRV Z-Score는 △시장 가치(Market Value) △실현 가치(Realised Value) △Z-스코어(Z-score) 세 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Z-스코어는 시장가와 실현 가치 간의 괴리를 표준편차로 정량화해 과열과 침체 수준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Z-스코어가 일정 기준 이상(‘핑크 박스’ 구간)으로 상승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과열된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비트코인 시장 사이클 고점 대부분이 이 지표에 의해 고점 2주 이내에 포착됐다.
반대로 Z-스코어가 낮아져 ‘그린 박스’에 진입하면 시장이 과도하게 침체된 상황으로 본다. 이 시기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MVRV 비율만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시장 심리, 거시경제 변수, 규제 이슈 등 다양한 외부 요인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실현 가치는 블록체인 데이터 정확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기술적 지표와 함께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인 참고자료로 활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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