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기자] ICO 자금을 받아 대거 몸집을 불렸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약세장이 장기화되면서 인력 감축, 사업 축소 등을 단행하고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업계에 투자하는 펀드 L사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 악화로 예정된 채용을 취소했다. L사의 임원은 채용이 확정된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000 프로젝트는 잠정 중단, 혹은 무기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며 “지금 당장 고용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알렸다.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급격히 줄어든 ICO 규모에서도 알 수 있다. ICO 통계 사이트 코인스케줄(CoinSchedule)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ICO 자금 조달 규모가 전 달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만 ICO 자금 조달 규모가 1,011,962,360 달러였다면, 9월에는 이보다 절반 수준인 517,327,636달러에 그쳤다.

▲ 지난해 ICO 자금 조달 추이 (출처=코인스케줄)

 

◆ ICO 자금 운영, ‘초보’ 수준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경우 IC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숙하게 운영하면서 경영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이더리움을 통해 수 백억 규모로 자금을 모았지만 암호화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금으로 받은 암호화폐를 유동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암호화폐 가치 변화에 따라 운영 자금 덩치가 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를 지속해온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ICO를 통해 받은 암호화폐를 시장에 팔지 않고 사업 자금을 주식처럼 시장에 투자한 셈”이라며 “작년 초 중반 시장 분위기가 좋다보니 자금을 보유하고만 있을 뿐 가격 및 자금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크립토펀드 GBIC의 이신혜 한국 파트너는 “특히 2017년~2018년 초반까지 이더리움으로 ICO를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당시 가치로 300억~400억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며 “이를 즉시 현금화하지 못하고 시장에 두었던 기업들은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하면서 운영 자금 위기 등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이더리움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한 측면도 문제였다. 블록체인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부터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들 까지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좋았을 때 ICO 자금을 받아 분위기에 휩쓸려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야 불필요한 리소스를 정리하고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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