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국채 수익률을 필두로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금리가 동반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눈 여겨 보는 것은 스프레드다.

금리 상승 속도가 벌어지면서 독일을 포함한 주요국 대비 미국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더욱 크게 벌어진 것.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투자자들 사이에 스프레드가 당분간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면서 달러화 향방을 둘러싼 전망이 반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꼬리를 물었던 달러화 약세 의견이 꼬리를 내리는 한편 달러 강세론자들에게 다시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2.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른 데 따라 스프레드는 연초 이후 0.7%포인트 뛰었다. 최근 양국의 국채 수익률 차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인 198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상황은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에 대한 스프레드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주요국의 금리 간극이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GIM 픽스드 인컴의 로버트 팁 최고투자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주요국에 비해 강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미국과 독일 10년물 스프레드가 3.25%포인트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3차 관세 시행 이후 주춤했던 달러화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장중 달러 인덱스는 96.1까지 상승, 지난 8월20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상승 탄력이 지속될 경우 연중 고점 96.99를 뚫고 오를 전망이다.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고용을 포함한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이 달러화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지난달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2.00~2.25%로 올린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전날 PBS와 인터뷰에서 “중립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해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3.00~3.25% 선을 뚫고 오를 가능성과 함께 연준이 중립금리를 웃도는 수위까지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스마트 커런시 비즈니스의 존 말리 외환 컨설턴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추가 상승을 예상하며 유로화 약세가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 전망은 잿빛이다. 랜드화를 포함한 일부 통화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미국 금리와 달러화의 동반 상승이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맥쿼리 은행의 가렛 베리 외환 전략가는 WSJ과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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