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2022년을 보내면서 올해 암호화폐 시장에 화제가 되었던 키워드들을 정리했습니다. 23일 오전 8시 27분 게재된 기사를 다시 전송합니다.

대마불사부터 셀프 커스터디까지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올해 암호화폐 시장은 역대급 사고로 시작해서 역대급 사고로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투자 심리 역시 꽁꽁 얼어붙었다. ‘크립토 윈터’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놓쳤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1.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무너질 경우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무너질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올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대마불사’ 대신 ‘대마즉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4~5월 시장을 강타한 테라-루나가 그랬고, FTX 거래소 붕괴가 그랬다. 위메이드 위믹스도 예상과 달리(?)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글로벌 1등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조차 대마불사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 머지(Merge)

이더리움은 지난 9월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대전환을 시작했다. 머지는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공중에서 수리하는 것”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난이도가 높은 업그레이드였다.

머지 이후 이더리움이 증권화됐다거나, 특정 기관에 스테이킹 물량이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더리움 PoS 전환은 추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완성될 예정이다. 속도 개선과 수수료 절감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

3. 인플레이션(Inflation)

암호화폐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인물은 누구일까? 큰 사고를 친 권도형과 샘 뱅크먼 프리드(SBF)를 제외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아닐까 한다.

파월 의장은 작년 11월부터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연준 회의를 열 때마다 75bp 씩 금리를 올려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12월 회의에서는 50bp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지만, 내년에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4.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테라-루나와 FTX 사태에는 공통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 특정인이 등장한다. 해킹을 할 때에도 취약점 한 곳만 무너뜨리면 전체 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다.

권도형, SBF가 그런 취약점이었던 셈이다. 탈중앙화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시스템(수학)을 신뢰한다는 철학이다. 테라와 FTX는 역설적으로 탈중앙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줬다.

언론자유를 부르짖으면 트위터를 뒤흔들고 있는 일론 머스크, 암호화폐 유일 제국(?) 바이낸스의 창펑자오도 취약점이 되지 않으려면 탈중앙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5. 증권형 코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대부분의 코인은 증권”이라고 천명했다. 이러한 태도는 미국 외에 다른 금융 당국자들에게도 전파되는 상황이다.

리플과 벌이고 있는 소송의 쟁점도 코인의 증권성에 있다. 증권형 코인이라는 키워드는 레거시 금융과 디지털 자산시장의 경계를 뜻하기도 한다.

새로운 시장을 낡은 개념으로 묶어 둬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실은 코인을 기존 틀에 어떻게든 구겨 넣으려 한다.

6. NFT

NFT는 일상화된 크립토 용어 중 하나가 됐다. 나이키, 신세계,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NFT를 상품으로 만들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지루한원숭이클럽(BAYC), 크립토펑크 같은 원조 NFT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부침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했다.

그러나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NFT는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상용화에 성공한 두 번째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7. 셀프 커스터디(Self Custody)

FTX 사태 이후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신뢰 위기에 봉착했다. 바이낸스 조차 재무제표가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자기 코인은 자기 지갑에”라는 셀프 커스터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 창펑자오는 셀프 커스터디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바이낸스 인출 사태 이후에는 “자기 지갑에 코인을 보관하는 사람들은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2023년 암호화폐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셀프 커스터디다.

8. 사필귀정

모든 일이 결국 올바르게 결론 지어진다는 사자성어다. 위메이드 위믹스 상장 폐지를 놓고 국내 암호화폐 진영이 둘로 갈라져 싸울 때 등장한 말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기자 회견장에서 업비트 이석우 대표가 한 말이라고 공개해 화제가 됐다.

올해에는 암호화폐 시장에 벌어진 사건 사고를 법정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시시비비는 가려야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혁신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 푸는 것이기 때문이다.

9. X2E

“무엇인가 행동을 하면 코인으로 보상을 받는다.” 이 신기방통한 개념이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했다. 게임, 운동 등에 적용한 댑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폰지 사기”라는 우려가 커졌다. “게임이 재미 없는데 보상을 위해 억지로 게임을 하란 말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2023년에도 X2E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10. 크립토 윈터

2022년을 정리하는 키워드는 역시 크립토 윈터다. 절대로 무너질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름들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여러 번 지켜봤다.

비탈릭 부테린은 겨울 예찬론자다. “시장의 열기가 식고, 조용해지면 진짜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우리가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다. 디지털 자산시장은 21세기 혁신의 최전선이다. 얼어붙은 땅에도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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