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인한 서킷브레이커가 연일 발동해 패닉셀을 막기 위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은 시장 제동장치가 없어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물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심심치 않게 발동되고 있다.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도입된 이래 아홉차례밖에 발동되지 않았던 사이드카가 근래에만 두 차례 발동된 것이다.

최근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증권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 등은 모두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이드카의 경우 선물시장의 급등락으로 오는 현물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이 1분간 지속될 때 발생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5분간 매매 효력이 정지되며 1일 1회만 발동 가능하다. 서킷브레이커도 사이드카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서킷브레이커는 전날 종가보다 8% 이상 변동하는 상황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되며 20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이 같은 주식시장의 조치는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깨고 한 걸음 쉬어가게 하는 효과를 준다. 급격한 매도나 매수의 흐름을 일시 정지시킴으로써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는 시장 흐름을 제어하는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13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순식간에 40% 이상 급락할 수 있었던 이유다. 크고 빠른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동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시장 제어, 현실적으론 불가능… 거래소 역할 기대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적이다. 스캠 프로젝트를 피해 투자하거나, 의도적인 펌핑&덤핑을 일삼는 거래소를 피해 거래하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조치다. 주식시장에서처럼 거래를 제한하거나 상한가·하한가를 정해놓은 것도 없다.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은 초하이리스크 초하이리턴 시장이라고도 불린다.

문제는 하락이 클 경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이유로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처럼 시장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현실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주식시장처럼 국가마다 별개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세계가 24시간 동시에 움직이는 시장에서 어느 한 곳이 시장을 통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일부 거래소가 시장 제어를 한다고 해도 시장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라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에는 시장 제어장치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앙화된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P2P를 기반으로 탄생했으며 ‘탈중앙화’를 기본 개념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탄생시킨 비트코인은 탈중앙화의 가치로 태어난 P2P 금융”이라면서 “탈중앙앙화의 가치를 기본으로 갖는 시장에서 중앙관리자가 개입해 시장을 일부 통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제동 장치가 만들어지면 이를 수행해야 하는 주체는 사실상 거래소가 돼야 한다. 권력이 거래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반대해 거래소가 시장을 통제하는 권력을 가져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거래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역할에서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 디파이 업체 관계자는 “불가능한 소리지만, 거래소가 다수 존재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소가 시장을 관리하는 권력을 갖게 될 경우 상장 및 프로젝트와의 관계 등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거래를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중앙화를 기본 가치로 갖지만 현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거래소가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장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부실 암호화폐 걸러내기와 거래 투명성 확보 같은 간접 행위를 통해서다. 2016년부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는 한 투자자는 “이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은 거래소가 유일하다”며 “스캠 프로젝트 걸러내기 등 시장 건전성 확보를 통한 투자자 보호는 사실상 거래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거래소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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