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최근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사용자 친화적 디앱(DApp)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휴대폰에서 일반 앱을 사용하는 것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앱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아직 암호화폐 활용에 익숙치 않다는 점과 디앱이 아직 모바일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디앱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 디앱 프로젝트들이 각종 실험적 시도들을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업체 ‘비트베리’의 최인욱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블록체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이 거둬져야 디앱 관련 각종 실험 및 시도들이 자유롭게 이루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 디앱은 앱과 다르다

디앱은 사용자가 계정을 생성하는 절차부터 앱과 다르다.

일반 앱에 회원가입을 할 때는 개인정보를 입력해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 후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디앱의 경우는 계정을 만들 때 이더리움, 이오스 등 해당 블록체인 ‘지갑’을 보유해야 한다. 해당 블록체인 서비스에 참여함으로써 보상으로 받는 암호화폐를 저장하고 거래하기 위한 지갑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은 이더리움 지갑을, 이오스 기반 디앱은 이오스 지갑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게임으로 잘 알려진 크립토키티를 이용하려면 메타마스크라는 이더리움 지갑을 만들고,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메타마스크 인증을 해야 한다.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이오스의 경우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스캐터(Scatter)라는 이오스 지갑을 별도로 설치해야 이오스 기반 디앱을 사용할 수 있다”며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사용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계정을 생성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계정에 돈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현금 이체를 위해 거래소 계좌를 활용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디앱에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거래가 필수 절차인데 거래 속도(확장성)는 아직 개선해야 할 숙제다. 초당 거래량(TPS)이 15~20건에 불과한 이더리움 플랫폼의 문제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왔다. 이를 해결하고자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2.0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 블록체인 커뮤니티 업체 관계자는 “기존 앱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거의 1초 만에 접속 결과를 알 수 있다”며 “하지만 디앱 내 거래 처리시간은 이보다 더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기술 개발·디자인 아직 멀었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모바일로 구현하는 것도 갈 길이 멀다. 퍼블릭 블록체인 운영상 불특정 다수가 참여해 최초의 블록부터 현재 새롭게 생성되는 블록까지 ‘모든 블록 정보’를 처리해 운영되는 풀 노드(Full node) 방식은 용량이 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모든 블록체인 원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채 노드를 운영할 수 있는 SPV(Simple Payment Verify)가  등장한 것이다. SPV는 블록체인 데이터 전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각 블록의 가장 중요한 데이터 부분인 ‘헤더’ 정보만 갖고 있다. 이 헤더만을 가지고와 용량을 줄인 것이다. 이는 지갑 앱에 주로 쓰이는데, 자신의 지갑과 관련된 입·출금 거래 유효성만 검증한다.

한 블록체인 개발 관계자는 “모바일에 호환하기 위해서는 SPV 노드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개발 자체가 쉽지 않다”며 “개발이 더디다 보니 전반적으로 블록체인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개발 속도가 안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메인넷인 클레이튼 노드 운영 주체를 퍼블릭 블록체인처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지 않고, 노드 운영에 참여하는 기업을 한정지었다. 실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100% 완전 탈중앙화가 아닌 반(semi) 탈중앙화라도 당장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이용자경험(UX)과 이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UX가 모바일 앱 화면 구상과 설계 등을 구현하기 위한 모든 단계라고 한다면, UI는 사용자와 모바일 앱 사이의 인터페이스 즉 레이아웃과 구조, 색상과 모양 등 시각적 디자인을 말한다. 이러한 디자인을 통해 서비스 기능과 용도가 이용자에게 시각적으로 전달돼야 하는데 블록체인 서비스의 경우 아직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일반 메모장 앱이 실제 종이노트와 같은 모양이면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진짜 노트를 쓰는 것처럼 인식하고 사용할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디앱들도 이러한 시각화에 대해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 지갑만 하더라도 ‘열쇠꾸러미’라고 표현하고 시각화하는 것이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더 쉬울 수 있다”며 “지갑에는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것이 아닌, 암호화폐를 주고받고 디앱에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열쇠(개인키)를 보관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술과 디자인 등 여러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아 100% 탈중앙화 디앱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는 “일반 앱처럼 사용할 수 있는 ‘완전 탈중앙화 디앱’이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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