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핀테크를 넘어선 ‘테크핀’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1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등장으로 테크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핀은 ICT 기업이 주축이 되어 모바일 유저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의 핀테크가 금융 서비스 제공에 국한됐다면 테크핀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 활용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로 확장된다.

 

◆ 글로벌 ICT 기업, 알리바바, 텐센트 제외하곤 금융사업 ‘낙제점’

테크핀 시대의 도래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먼저 알리바바, 텐센트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금융 사업이 그동안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ICT 기업들의 모바일 페이 유저 수를 살펴보면 각각 9억 명, 8억 명의 유저를 보유한 알리바바, 텐센트를 제외하고는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없다. 구글, 아마존, 스타벅스 등 주요 글로벌 ICT 기업들의 모바일 페이 유저 수는 수 천만명에 그친다.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기존에 깔려 있는 금융 인프라가 첫번째 장벽이다. 이미 현금이나 카드 사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모바일 페이를 사용할 유인이 크게 없다. 다양한 통화를 취급하는 것도 오히려 약점으로 꼽힌다. 단적인 예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75개 나라에 매장을 두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상당 수준의 예치금을 확보했지만 복잡한 지역 규제나 환전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화가 쉽지 않다.

◆ 디지털 자산 활용이 ‘돌파구’ 될 것..’스타벅스’,’애플’ 주목

체인파트너스는  금융기업과 ICT기업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서치센터는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마이크로소프트’와 ‘골드만삭스-애플’ 두 가지 네트워크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서치센터는 스타벅스가  ‘비트코인’으로 예치금 관리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2018년 10월 아르헨티나 현지 은행과 파트너쉽을 맺고 커피 은행 지점을 오픈했다. 앞으로는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비트코인에 특화된 각종 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협업해 지난 3월 ‘애플 카드’를 출시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탄탄한 유저 수를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 금융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를 협업 상대로 택한 이유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가 2019년 공개한 ‘은행의 미래’ 영상에는 ‘암호화폐 계좌’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골드만삭스는 또 디지털자산 금융 플랫폼 서클(Circle), 지갑 서비스 빗고(Bitgo), 비트코인 결제 및 송금 기업 빔(Veem) 등 디지털자산 부문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이 두 가지 네트워크 외에도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금융기업과 ICT 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면서 “점점 더 많은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명운은 대기업의 공세를 견뎌내고 어떤 협업 모델을 제시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