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송금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올해 정부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페이코와 같은 비금융기관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로, 상반기 안에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글로벌 외화 송금시장 620조..승자는

유학생이 늘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해외 송금시장의 규모는 빠른 속도로 성장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기준의 송금시장 규모가 연간 14조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화 송금시장 또한 620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금번 시행령 개정과 함께 다양한 사업자들이 송금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페이코와 같은 결제 사업자뿐만 아니라, 20개가 넘는 소액해외송금업 등록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자회사인 ‘코인원트랜스퍼’는 소액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신한·우리·KEB하나·국민·농협 등의 시중 은행들은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을 기반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송금시장 혁신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장 성장과 규제 완화도 있지만, 기존 해외송금 지급 결제망인 SWIFT의 높은 수수료, 다수의 중개자, 안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많은 점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원장’을 활용한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안정적이면서도 저비용의 높은 신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WIFT가 가진 문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여론도 형성되었다.

◆블록체인보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암호화폐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는 얼마나 될까? 이 분야에 있어 가장 주목받아온 회사는 미국의 리플(Ripple)이다. 리플 사는 일본 SBI를 비롯, 여러 금융기관에 엑스커런트(xCurrenct)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리플 코인 자체로 이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장하는 외환 송금시장에서 자신만의 파이를 키워가는 후발주자들도 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크론 네트워크(KRONN Network)가 그 중 하나이다.

크론은 ‘크립토밸리’라 불리며 수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둥지를 튼, 스위스 주크(Zug)시에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설명한 회사들과 달리, 크론은 자체 암호화폐인 ‘크론 코인’을 활용한 원터치 전송/환전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크론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타국가로 코인을 전송해서 즉시 Fiat으로 환전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고도화한 이중 해시 알고리즘과 함께, 삼원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여, 편의성 및 보안성을 높였다. 실생활에서도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만드는 것이 크론의 목표다. 한국기업인 ‘온페이스’와 협력을 통해, 크론 앱 내의 안면인식 솔루션도 구현해 내었다. 이는 보다 안전한 사용자 환경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것은 크론이 지난 8일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소닉’에 첫 상장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한국을 허브 삼아, 타 국가로 뻗어나갈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외화 송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에 베이스를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넘어, 필리핀 CEZA와의 MOU, 동남아5개국 기관과 협의 등 이미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기반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동남아시아 외에도 중국 내 직접투자를 하거나, 협력에 관해 당국에서 부여해주는 라이선스를 보유한 시온그룹과 전략적 파트너를 맺기도 하였다. 또한 중국은행 중 7위 규모의 ‘흥업은행’과도 협업하며 중국에서의 인프라 확보에도 꾸준히 애쓰고 있다.

◆크론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후발주자인 만큼, 빠른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크론만의 독자적인 사업성을 가시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크론에서 제시한 로드맵 상으로는 1분기~2분기 초까지 주요 거래소 상장이 이루어질 것이며, 2분기까지 메인넷이 완료될 예정이다. 그 동안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인지도를 높일 것이며, 실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얼마나 잘 만들어 놓느냐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규제 완화 및 시장의 성장세에 편승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기존의 대형 금융사 뿐 아니라, 비금융사들까지도 해외 송금시장에 대해 매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촉각을 날 세우고 있다. 로드맵에 기획한 것 이상으로 프로젝트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만이 크론이 진정으로 인정받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