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잭슨홀에서 전해진 소식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이 투자자들 사이에 비둘기파로 해석되면서 주가가 뛴 한편 달러화가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자금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수위를 높였지만 월가는 크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33.37포인트(0.52%) 급등하며 2만5790.3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7.71포인트(0.62%) 오른 2874.6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7.52포인트(0.86%) 상승한 7945.98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가 마감가 기준으로 7개월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으로 고점을 경신했다.

와이오밍 주에서 열린 2018년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파월 의장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고용과 임금 상승이 이어지는 한 완만한 속도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그는 미국 경제가 과열 신호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를 크게 뚫고 오를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긴축 속도를 점진적인 수준에서 통제할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언을 비둘기파에 기운 것으로 해석했다. 이 때문에 달러화가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0.6% 가량 떨어졌고, 미 일드커브는 10년래 최저치로 가라앉았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캐런 캐배너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이 다소 비둘기파로 들린다”라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부분에 의미를 실었다”고 설명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숀 크루즈 전략가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얼마나 강한 매파 목소리를 낼 것인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며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확인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2.0%를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확실시하고 있다. 다만 12월 추가 긴축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정치권에서는 파열음이 이어졌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교체할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검찰이 마이클 코언의 ‘입막음 돈’과 관련, 트럼프 재단을 기소할 움직임을 취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페커 내셔널 인콰이어러 대표가 면책을 조건으로 연방검사의 수사에 협조하기로 하는 등 미국 법망이 트럼프 대통령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IT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넷플릭스가 선 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의 ‘매수’ 투자의견 제시를 호재로 5% 이상 랠리했고, 인튜이트가 실적 호조에 2% 가까이 뛰었다.

의류 업체 갭은 동일점포매출의 부진을 악재로 9% 가까이 폭락했고, 오토 데스크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기대 14% 이상 치솟았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7월 내구재 주문이 1.7%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1.1%보다 큰 폭으로 후퇴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대상으로 관세 전면전을 벌인 데 따른 타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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