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20원 넘게 오르며 1430을 다시 돌파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1412.4원) 보다 20원 오른 1432.4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5.6원 오른 1428.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 후 5분도 안 돼 1430원을 넘어서더니 1433.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이 1430원대로 올라 선 것은 지난달 30일(1430.2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한국은행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실화 될 경우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이 된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서게 되면 2012년 10월 10일(3.0%) 이후 10년 만에 3% 시대를 열게된다.

투자자들은 연휴기간 발표된 미국 9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했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3000명 늘어 전월(31만5000명) 보다 적었다. 시장 예상치(27만5000명)도 하회했다. 하지만 실업률이 3.5%로 전월(3.7%) 보다 줄어들면서 50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고용 시장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6% 상승한 113.093에 거래됐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78.4%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이는 일주일 전(59.5%) 보다 높아진 수치다.

파운드화는 영국 국채 금리 급등에 하락했다. 영국 영란은행(BOE)은 긴급 채권매입은 예정대로 14일 종료하되, 하루 매입 한도를 50억 파운드에서 100억 파운드로 두 배로 늘리고, 다음달 10일까지 단기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국 신임 정권의 재정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더 높은 주목을 받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64%포인트 급등했다.

유로화는 노르웨이가 러시아 대체 가스공급국으로 떠오르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3.91포인트(0.32%) 내린 2만9202.8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27포인트(0.75%) 밀린 3612.3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0.30포인트(1.04%) 떨어진 1만542.10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020년 7월28일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79% 오른 3.95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05% 상승한 4.314%에 거래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견고한 고용으로 인한 미 연준의 고강고 긴축, 영국발 금융불안 확대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 포격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어 1430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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