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경제연구소 이미선 리서치센터장 “비트코인, 30% 더 내리면 4000억원 자동청산”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비트코인이 지난해 고점 대비 70% 하락하며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잃었음에도 여전히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세 대비 30%가량 더 내릴 경우 강제청산될 물량이 수천억가량 남아 있기 때문이다.

21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35% 넘게 하락하며 글로벌 기준 2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테라-루나 급락사태를 시작으로 가격이 급격하게 빠진 비트코인은 일 년 반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테라-루나에 이어 이달엔 디파이 플랫폼의 연쇄 부도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최근 한 달간 전체 시가총액만 30% 가까이 증발했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체 암호화폐)의 대장이라 불리는 이더리움 역시 지난달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이더리움은 확장성을 장점으로 생태계를 키운 암호화폐다. 코인시장의 은행 역할을 해오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도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한 신생 금융시장이다. 이더리움의 하락폭이 가팔라진 데에는 디파이 플랫폼 셀시우스의 인출 중단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디파이 플랫폼 셀시우스 네트워크는 지난 13일 자금 사정 악화로 고객들의 자금인출 수요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인출을 전격 중단을 발표했다. 셀시우스 외에도 바벨파이낸스, 블록파이 등 많은 디파이 업체들이 시세 하락으로 인한 청산 위기에 몰렸다. 코인 프로젝트 자체의 구조적 결함보다는 가상자산 담보 대출을 통한 고레버리지 전략, 일명 풍차돌리기 구조의 투자 방식 때문이다.

디파이 플랫폼에서 야기될 수 있는 ‘코인런'(코인 투자자 대거 이탈) 우려는 추가 하락의 가능성까지 이어진다. 현재 시세에서 25% 넘게 하락할 경우 4000억원이 넘는 강제청산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이유에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운영하는 빗썸경제연구소의 이미선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은 1만5000달러 전후까지 가면 3억3000만달러(약 4271억원) 에 해당하는 강제청산 물량이 나올 수 있고, 이더리움도 1000달러 밑으로 내려가 900달러선에서 자동 청산되는 물량이 1억5000만달러(약 1942억원)정도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 시장에 악재가 닥칠 때마다 투자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건 강제 청산 물량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하락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지난 주말 20%에 가깝게 급락했던 것도 미국발 금리인상 발표 후 코인 시세가 하락하자 마진콜(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을 감당하지 못한 물량이 대거 강제청산됐기 때문이다.

다만, 예상되는 자동청산 물량을 제외하면 시장을 크게 끌어내릴 만한 물량은 현재 확인되지 않기에 이후에는 투자 심리 자체는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센터장은 “청산 가격 대가 지나고 나면 강제 청산될 물량이 상당히 줄어들면서 기계적인 매도는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강제청산에 의한 시세 급락은 코인 시장의 매도압력을 높이는 심리 요인 중 하나였기에, 이 부분은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공시플랫폼 쟁글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긴축정책)이 예고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이나 전고점 대비 하락 폭이 70%에 달한 현재 상황은 바닥에 가까워진 상태”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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