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영준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 스톡옵션 행사
# 법적 문제 없지만, 주가에 부정적 영향 여론
# 노조, 유사 사례 방지책 회사에 요구
#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 3월까지 유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카카오는 10일 공시를 통해 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25일 신임 공동대표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내정한 바 있다.

하지만 류 대표가 지난해 12월 임원진과 함께 카카오페이 지분을 대량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일었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경영진들까지 합세해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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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대표가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아 챙긴 차익은 약 460억원에 달한다. 류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1주당 5000원에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를 1주당 20만4017원에 매도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주가는 14만8500원이다.

류 대표와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을 처분한 임원진은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 7명이다. 류 대표의 몫까지 합쳐 44만주에 해당하며 약 9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류 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구성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사과 의사를 밝혔으나, 구체적인 책임 이행방안을 발표하지 않아 노조의 사퇴 요구를 받았다.

결국 류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에서 자진 사퇴했다. 다만, 오는 3월까지 임기인 카카오페이 대표직은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신원근 차기 대표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신 내정자도 류 대표와 함께 스톡옵션을 행사했지만, 사측은 그의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변동사항은 없다고 알렸다.

신 내정자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통해 취임 후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매도할 경우에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가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 등의 강도 높은 예방 대책 수립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류 전 내정자의 블록딜(지분 대량 매도) 사태가 계속 문제 되고 있었지만 선임을 강행해온 지난 과정들은 결국 카카오가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모라토리엄(채무 지불유예·중단)을 선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을 뒤돌아보면 위기대응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카카오페이의 성장은 내부 구성원의 피와 땀으로 이뤄 낸 결과인데 결실은 특정 임원진에게만 집중됐다”면서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은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하고 포괄임금제로 연장근로수당 또한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으나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참고 일해왔다.

이번 사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제가 감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다. 이제는 회사·노조 모두 구성원들의 상처 회복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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