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상원의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은 레거시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시장 모두의 공적(?) 중 한 명입니다.

워렌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진보주의를 대표하는데요. 월가와 금융기관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와 압박을 가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불러서 JP모건, 블랙록 등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고 다그치는 것은 예사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

# 민주당 강경파, 파월 연임 반대
워렌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진보주의 진영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올 가을 파월 의장을 재선임하거나, 다른 의장 후보를 지명해야 합니다.

파월 의장은 정권을 잡고 있는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그의 재선임을 원하는데, 워렌 의원파가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겁니다.

파월 의장 재선임 여부는 세 가지 관점에서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시장에 중요합니다.

# 월가, 친화적인 파월 선호
첫째, 파월 의장은 코로나 팬데믹 대책, 바이든 행정부의 확장적 경기부양책을 잘 지지해줬습니다. 파월 의장이 바뀌면 통화정책 측면에서 바이든 구상에 대한 지원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워렌 의원 같은 민주당 내 급진파들은 금융기관에 우호적인 저금리 정책을 달가와하지 않습니다. 기후 변화 대비, 소수 인종 금융 서비스 차별 반대 등 월가가 기피하는 일에 적극적이죠.

월가의 자산운용사 매니저인 루이스 나벨리어는 파월 의장 교체는 “다 된 밥에 재뿌리는 것(throw a wrench in the works)”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둘째, 같은 맥락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월가에 대한 강도 높은 감시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시장에 대해서도 워렌 의원 등은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후임자, 브레이너드 이사 유력
파월 의장이 물러나게 되면 그 후임자는 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맡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파월 의장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최근 연설을 보면, 금융기관에 대해 강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워렌 의원은 브레이너드 이사에 공감하는 듯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워렌파의 지지를 받아 연준 의장이 되면 월가는 규제 압력에 직면할 수 밖에 없겠죠.

셋째,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데요. 워렌 의원은 생각이 다릅니다.

# 디지털 달러 속도 붙을 수도
워렌 의원은 연준이 왜 이 분야에 소극적이냐고 따지고 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 역시 디지털 달러에 대해서는 상사인 파월보다 적극적입니다.

따라서 브레이너드 이사가 파월 의장 후임이 되면 디지털 달러에 가속이 붙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워렌 의원 등 민주당 내 강경파는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을까요? 바이든 대통령의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워렌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 입김 강해
워렌 의원의 언행을 보면 싸움닭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지명한 고위직 인사를 낙마시켰습니다. 은행감독국(OCC) 수장으로 낙점된 마이클 바가 대표적입니다.

바 후보는 리플랩스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는데요. 워렌 의원 등에게 찍혀서 결국 OCC 국장이 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OCC 국장은 공석이고, 최근 코넬대 로스쿨의 설리 오마로바 교수가 후보 물망에 올라있습니다.

코넬대 로스쿨의 설리 오마로바 교수

오마로바 교수는 은행 감독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하고, 핀테크나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워렌 의원이 좋아할 인물인 것이죠.

# 워싱턴 정계 역학 관계
연준은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이 몇 명 더 있습니다. 파월 의장 재선임은 신규 이사 선임과 맞물려 워싱턴 정가의 복잡한 정치 협상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인프라 투자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친 암호화폐 성향의 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민주, 공화, 그리고 민주당 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을 내년 2월 이후에도 불 수 있을 것인지, 칼자루를 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워렌 의원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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