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사이의 법정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첫 재판이 22일로 예정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양측의 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송 제도는 우리와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재판으로 가기 전에 합의를 할 수도 있죠. 수 십 억 달러의 거금이 걸린 문제이니만큼 양측 모두 신중한 접근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 OCC 전 국장 “합의로 가지 않겠나”
미국 통화감독국(OCC) 전 국장인 브라이언 브룩스는 지난 8일 코인데스크TV에 출연해서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 내에서 리플 거래가 합법적으로 재개될 수도 있습니다. 쟁점은 XRP가 증권이냐 아니냐인데. 브룩스의 의견은 약간 다릅니다.

요약하면 이래요. “어쨌든 10년 전 XRP의 최초 배분이 일어났다. 이것이 비등록 증권 매각이었느냐, 아니냐(was or wasn’t). 법정에서 결정될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XRP이 ‘오늘’ 시점에서 증권이냐 아니냐라는 질문과는 다르다.

“SEC 스스로도 (암호)자산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틸리티 목적을 달성하고, 탈중앙화를 달성하면 본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게 될 것 같다. 합의가 된다면 리플 보유자들은 거래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 새 SEC 위원장의 속마음
브룩스가 말한 합의는 미국 소송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기소를 하지 않고도 합의를 보기도 하고, 재판 중에도 합의를 하고 소송 절차를 끝내기도 합니다.

변수가 있습니다. 이 소송이 트럼프 정부 막판에 SEC 전 위원장 시절에 제기된 것이라는 점인데요. 새롭게 임명된 SEC 위원장의 입장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호간 앤 호간 로펌의 제레미 호간 변호사가 네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습니다. 첫번째 시나리오가 새 SEC 위원장에 대한 겁니다. 앞으로 SEC를 이끌어갈 개리 겐슬러 입장에서는 이 전투가 달갑지 않다는 거에요. 굳이 전 정부에서 시작된 소송을 질질 끌 이유가 있을까? 호간은 몇 개 월 내에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 2021년 하반기까지 끌수도
단기간 내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될까요? 통상 이런 소송은 첫 8~9개월은 양측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 문서를 확보하기 위해 질문 공방을 이어갑니다. 리플의 경우 올해 가을까지죠.

이 기간을 거치면서 양측은 다시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재판은 재판대로 하면서요. 자신이 소송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협상이 난항을 겪겠죠. 이번처럼 수 십 억 달러가 걸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협상을 잘 풀어주기 위해 중재자가 나서기도 합니다. 제3자가 양측의 입장 차를 조율하는거죠. 이것도 실패하면 2021년 늦게 1차 판결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이에 불복한 측에서 재판을 더 끌고간다면 2023년까지 판결이 늘어지는거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소송은 결국 시간과 돈 싸움입니다. SEC가 칼을 빼들었을 때는 뭔가 이유가 있었던 것인데요. 리플이 이제라도 그걸 찾아내서 협상에 나서는 것이 실리면에서는 훨씬 득입니다.

전 세계 공무원들은 다 같아요. 특히 감독기구는 별 것 아닌 일에도 잘 삐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