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10달러 선에서 450달러까지 치솟은 게임스톱의 주가가 193.6달러로 주저 앉으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스톱 폭등은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서브레딧인 WSB에서 헤지펀드 공매도를 반대하며 일어난 사건이다. 해당 채널에서 과거 일론 머스크의 도지코인 발언을 언급하자, 이번엔 도지가 하루 사이 400% 이상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도지코인?

도지코인은 2010년대 초반 인터넷 밈을 호령했던 도지(Doge)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원래는 시바견 사진을 하나 걸어놓고 서양 커뮤니티에서 도그(Dog)로 지칭했던 밈이 어느 순간, 도지로 잘못 불려지게 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됐다. 이러한 도지의 인기에 가치를 부여한 것은 IBM 개발자 출신이었던 빌리 마르쿠스와 어도비(Adobe)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잭슨 팔머였다. 2013년 당시 마르쿠스가 커뮤니티에 농담으로 올린 도지코인 개발 계획에 팔머가 응하면서 도지코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들은 라이트코인 기반의 럭키코인을 하드포크함으로써 도지코인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마침 2013년은 잡지 ‘와이어드’가 도지를 올해의 밈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도지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시절이다. 이에 따라 아직 본격적인 코인 붐이 일어나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코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 펀더멘탈로는 설명되지 않는 도지코인… 일론 머스크도 반했다?

도지코인을 기존 주식이나 다른 주요 암호화폐와 같은 펀더멘탈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처럼 모든 암호화폐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더리움처럼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알트코인과 같이 토큰 분배 조절로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장치도 없다. 그렇다고 주식처럼 실적 등의 실질적인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커뮤니티에서 도지 자체 인지도가 구축됨에 따라 투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됐다. 업계 유명인사들도 이러한 도지코인의 독특한 특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불씨를 다시 당긴 장본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CEO(최고경영자)였다. 그는 2019년 4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은 내가 좋아하는 암호화폐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지코인은 멋지니까”라고 답한 바 있다. 2020년 들어서도 그의 도지코인 관련 발언은 수차례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12월에는 본인의 트위터 프로필을 ‘전(前) 도지코인 CEO’로 바꾸기도 했다.

# 월스트리트베츠 사건 이후로 재조명되는 도지코인…하루 사이 400% 폭등

그러나 커뮤니티 인지도 외에는 별다른 상승 요소가 없었던 도지코인은 전체적으로 하향세를 유지했다. 결정적인 가격 급등은 최근 월스트리트베츠(WSB) 사건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베츠 사건은 게임스톱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공매도에 레딧(Reddit)의 유저들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후 33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WSB Chairman을 중심으로 WSB에서 도지코인이 언급되자 가격 폭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과거 도지코인 관련 발언이 재조명됨과 동시에 그가 추가 트윗을 남기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도지코인의 트윗 수가 알트코인 사상 최초로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도지코인은 하루만에 0.0074달러에서 최고 0.043달러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월 29일 오전 11시 현재는 0.0341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미국 유명 증권 앱 로빈후드는 게임스톱에 이어 도지코인에 대한 거래도 제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격 급등에 의한 시장 충격 우려로 거래를 제한했다는 게 로빈후드(Robinhood) 측의 설명이다.

조인디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