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저지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의 부양 대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가파르게 반등했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1293.96포인트(5.09%) 급등한 2만6703.32로 마감됐다. 지수는 포인트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일일 상승폭을, 퍼센트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3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지난 7거래일 연속 내림세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36.01포인트(4.6%) 뛴 3090.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84.80포인트(4.49%) 오른 8952.16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 금요일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긴급성명을 내고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며 비슷한 코멘트를 해 시장 안도감을 불러일으켰다.

크레셋 웰스어드바이저스 수석투자책임자(CIO) 잭 애블린은 “경제적 하락 요인은 떨쳐낼 수 있는데 만약 그것이 기업의 부채 상환 여력에 타격을 준다면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면서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신용 시장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힘을 모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잡고 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 브렌트 슈트는 “지난주 시장 매도세가 워낙 강력했던 탓에 저점 매수 투자자들이 다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0.9에서 50.1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가까스로 두 달 연속 확장 국면은 유지했으나,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50.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지표 부진보다는 중앙은행들의 대응 조치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주가가 2년래 최저치까지 밀렸던 애플은 이날 9.3% 반등하며 S&P500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머크와 월마트도 각각 6%, 7% 넘게 뛰었고, 유틸리티와 기술, 필수소비재, 부동산 부문 등이 모두 5% 넘게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악의 시장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경계론도 여전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시큐리티스 최고 시장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디요는 “이날 시장 반등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지 않겠다”면서 미국채 장기물이 여전히 역대 최고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요일 저녁 기준으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1.04% 밑으로 내려가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또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호주와 태국, 미국에서 코로나19 관련 첫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미국 동부에서는 로드 아일랜드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는 여전히 확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