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부상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UN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이란을 향해 매파 발언을 쏟아내자 투자자들은 ‘팔자’에 무게를 실었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여기에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권 혼란이 가뜩이나 둔화되는 경제 성장률에 더욱 흠집을 낼 것이라는 우려다.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142.22포인트(0.53%) 떨어진 2만6807.7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5.18포인트(0.84%) 내린 2966.6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18.84포인트(1.46%) 급락하며 7993.63에 마감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UN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는 한편 지적재산을 훔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2주 뒤 고위급 무역 협상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발언은 내달 협상 진전을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을 다시 긴장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미국과 동맹국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지목하며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불안감을 자극했다.

민주당의 탄핵 움직임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은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곧 밝히겠다고 말했고, 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과 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워싱턴의 난기류가 월가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년 대선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탄핵 정국이 본격화될 경우 실물경제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R.W.베어드의 윌리 델위치 주식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탄핵 관련 정치권 움직임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도 커다란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사안이며, 이 밖에 중국과 향후 무역 질서 및 내년 대선 역시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25.1을 기록해 전월 133.3에서 후퇴한 동시에 3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S&P 케이스 쉴러가 공개한 7월 미국 대도시 집값도 연율 기준으로 2% 상승해 2012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요국 전반으로 확산되는 제조업과 소비자신뢰의 하강 기류가 앞으로 경기 하강 기류에 대한 우려를 높인 한편 주식시장에 한파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앤와이타이 바우구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굵직한 사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 주식시장은 어느 방향으로도 뚜렷한 추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IT 대형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유럽에서 이른바 ‘잊힐 권리’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1.5% 가량 하락했고, 넷플릭스는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향후 디즈니와 애플 등 관련 업체와 경쟁에 관한 우려 속에 5% 가까이 급락했다.

페이스북 역시 신생 기업 CTRL-랩스 인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3% 선에서 하락했다. 이 밖에 블랙베리가 22% 가량 내리 꽂혔고, 스타벅스도 1% 이상 내렸다.

반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9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1.636%에 거래됐고, 금값이 0.6% 오른 온스당 1542.20을 나타내는 등 안전자산이 강세 흐름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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