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시스템을 해체하고, 결국 다시 조립하는 과정에 접어들고 있다고 블록웍스가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기존 금융의 복잡한 서비스 묶음을 분해하며, 단순하고 강력한 기능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것.
전통적인 은행은 △입출금 △보관 △결제 △대출 △자산관리 △투자은행 기능 등을 모두 포함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자금 보관과 송금이라는 두 가지 핵심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기존 은행의 서비스를 분리해냈다. 이는 기술이 시장을 바꾸는 대표적인 방식 중 하나다.
인터넷이 뉴스·음악·TV를 각각의 서비스로 해체시켰듯, 스테이블코인은 돈을 ‘항상 연결된 소프트웨어’로 바꾸며 금융을 해체하고 있다. 사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돈을 빠르고 간편하게 송금하며, 더 이상 복잡한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술은 오래된 구조를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빈후드(Robinhood)다. 이 회사는 주식 거래 앱에서 시작해 △예금 △결제 △현금 인출 기능까지 확장 중이며, 스테이블코인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초기에는 ‘하나만 잘하는 서비스’였지만, 고객을 붙잡기 위해 다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수 있다. 서클(Circle)은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서 “관련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은행으로 규정할 경우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규제 변화에 따라 발행사들이 은행 인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수익성도 문제다. 서클은 2024년 운영비용으로 4억8200만 달러, 유통 및 거래 관련 비용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다. 여기에 페이팔(PayPal)은 최근 자사 스테이블코인 잔고에 연 3.7%의 이자를 제공한다고 밝혀, 수익 여지를 더욱 줄이고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해체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은행 형태를 조립하고 있다. 업계는 이 기술이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기존 금융의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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