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무역 전략 변화와 경제 둔화가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GDP 성장 둔화와 관세 확대가 달러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외국 자본의 이탈 흐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제 지표 악화되는 추세 속 무역관세가 점차 확대되면서,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미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보고서는 “GDP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미국의 관세 정책은 달러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달러 하락 전망에 실리는 힘, 외국 자본 이탈 가능성도
골드만삭스의 수석 통화 전략가 마이클 캐힐(Michael Cahill)은 “미국의 높은 수익성이 달러 강세를 이끈 핵심 요인이었지만, 관세가 미국 기업의 이윤과 소비자의 실질 소득을 압박하면 달러의 예외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달러의 중심축이 무너지게 되면, 외국 자산 투자자들도 미국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유로 대비 10%, 엔화와 파운드화 대비 약 9% 수준까지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환율 조정이 아니라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관광 수익 감소, 외국 자산 매입 감소 등과 맞물리면,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 자체가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 확대, 무역 조건 악화로 연결된다” 정책 일관성 부재도 문제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통화 가치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도 분석했다. 보고서는 “대체하기 어려운 주요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무역 조건은 외국 가격 책정력에 따라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수입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 속에서, 미국은 결과적으로 더 비싼 가격을 부담하게 되고, 이는 교역 조건 악화로 이어진다.
캐힐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는 가격 수용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공급망 혹은 소비자의 수요가 비탄력적인 상황에서는, 결국 달러 약세를 통해 외부 충격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해외 생산 비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관세 확대는 미국이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만들 것”이라며 “결국 달러 가치가 하락해야 무역 불균형이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외국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이탈 흐름이 관세 정책과 맞물려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과 방향성의 부재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수익성 높은 투자처라는 명제가 흔들릴 경우, 외국 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갈 것”이라며 “정책의 일관성 없는 운용이 달러 지배력의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성장 둔화, 고금리, 무역 마찰이라는 삼중 악재가 맞물리며, 달러는 구조적인 하락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배경에서 달러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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