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부산광역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암호화폐 활용 부분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규제자유특구법)’이 지난 17일부터 정식 시행됐다. ‘규제자유특구’는 광역시·특별자치시 및 도·특별자치도에서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구역으로 중기부 장관이 지정·고시한 구역을 말한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201개의 기존 규제에 대한 특례 ▲규제 샌드박스 ▲재정 및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신속확인·실증특례·임시허가로 구성돼 있다. 즉 해당 사업에 대해 규제가 문제가 되는지를 신속하게 확인해, 해당 업체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시험·검증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실증특례가 끝나고 안정성이 입증되면 일정한 기간 동안 임시허가에 들어갈 수 있다.

ICT융합(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융합(산업통상자원부), 지역혁신산업(중기부), 금융신산업(금융위원회)이 진행하는 규제 샌드박스의 경우 개별 기업들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자유특구의 신청주체는 ‘지자체’다. 규제자유특구는 규제 샌드박스를 포함해 법인세와 소득세,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등을 감면받을 수 있는 보다 큰 개념이다.

규제자유특구법 시행에 앞서 지난 15일 중기부는 부산시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블록체인 특구’는 블록체인 기술의 응용산업과 관련 규제특례 및 실증·시범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신기술, 신산업의 시장 선점 및 시장 선도를 목적으로 한다. 부산시는 국제금융센터, 항만, 관광자원 등 지역자원과 금융, 물류, 의료산업 등 지역특화산업 역량을 활용해 부산시를 블록체인 기술융합 촉진지구로 육성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특구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부산은행, 현대페이 등 13개 사업자로 금융, 물류, 보안, 빅데이터, 스마트계약 분야에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그간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을 하며 부딪쳤던 규제 장벽 등 여러 애로사항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관련 산업도 블록체인 산업과 함께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업계, 재정 지원 및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 

국내에 블록체인 특구가 만들어지는 점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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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업체들이 특구에 모여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토큰을 발행해 돈을 모으려는 기업이 아닌 진짜 블록체인 기술 개발 능력을 지닌 업체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ICO(암호화폐 공개)를 하지 않아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용도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체인 특구가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중앙정부가 기술을 인정해준다는 의미여서, 업계에서는 특구를 받아들이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산 블록체인 특구에 참여에 나선 현대페이와 금융 IT솔루션 전문기업 네오프레임도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 조성에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페이는 부산시와 블록체인ㆍ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페이는 2021년까지 본사의 부산 이전과 블록체인·핀테크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문옥 현대페이 최고전략책임자(CSO)가 “국책사업인 부산시 스마트시티는 수자원공사와 국토교통부가 주관이 돼 추진 중”이라며 “현대페이는 부산시와 MOU를 바탕으로 에코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서 ICO를 허용하지 않아 지분투자를 받는 블록체인 업체가 늘어나면서, 특구에서 지원하는 혜택들이 기업에게 실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업계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크립토펀드 GBIC의 이신혜 파트너는 “ICO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최근 블록체인 업체들이 지분 투자 유치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스타트업 경우 지분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은만큼 이들이 특구 세제혜택 등을 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부산시는 블록체인 특구로 유력한 문현혁신지구, 센텀혁신지구로 수도권 기업이 이전하면 입주 공간 확보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진입장벽 낮춰 ‘암호화폐 산업’도 가능해져야

하지만 부산 특구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 및 송금 서비스 등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크지 않다. 블록체인은 육성하고, 암호화폐는 부정하는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기반 사업에 대한 근거법이 불분명한 현재로서는, 정부가 규제나 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줘야 관련 업체들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에서도 암호화폐가 들어간 사업은 여전히 외면받는 게 현실이다. 실제 송금업체 모인(MOIN)은 ICT 규제 샌드박스에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관련 임시허가 등을 신청했지만 정부 승인이 연거푸 불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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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법무법인의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외국환거래법 등의 적용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관련 업체는 어떠한 법령에 근거해 사업등록 및 인가를 받아야 하는지,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해외 송금 경우 외국환거래법의 적용 대상인지 등에 대한 해석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암호화폐 활용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업계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5일 박영선 중기부 장관 주재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 지방자치단체 간담회에서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암호화폐와 ICO 등이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는 블록체인 사업은 반쪽짜리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너무나 완강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정 변호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외국환거래법 등의 법률상 특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증특례’나 임시허가를 통해 법률의 모호한 부분이나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 수렴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부산으로 한정해 블록체인 결제업 등의 영위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가 이뤄져야 부산시가 ‘글로벌’ 금융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샌드박스 진입장벽을 처음부터 대폭 낮춰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강조됐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토큰을 가지고 결제도 해보고, STO(증권형 토큰 공개)도 실험해 볼 수 있는 등 포괄적인 샌드박스여야 특구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암호화폐가 완전히 막혀있는 중국 특구와 비교했을 때, 부산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해외 블록체인 기업들을 유치하려면 실무단에서 원하는 환경을 부산시가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외 블록체인 업체들과 금융 등 여러 분야의 업체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ICO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제시하고, 규제 샌드박스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지난 17일부터 블록체인 특구 계획 공고를 시작으로, 4월 22일 시 지역혁신협의회, 5월 21일 공청회를 통한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5월말 특구 계획을 중기부에 최종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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