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국내외 경기 한파에 대한 경계감이 가시지 않은 데다 채권시장의 혼란이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여기에 독일 반도체 칩 업체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의 실적 경고가 관련 종목을 강타, IT를 중심으로 ‘팔자’가 쏟아졌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2.14포인트(0.13%) 내린 2만5626.5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3.09포인트(0.46%) 하락한 2805.3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8.15포인트(0.63%) 떨어진 7643.38에 마감했다.

반도체 칩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인피니온이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90억달러로 제시, 증가 폭이 5.3%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섹터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인피니온은 지난 2월 올해 매출액 증가 전망치를 9%로 제시한 뒤 두 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의 실적 경고에 이어 연초 두 자릿수의 상승 기염을 토한 반도체 섹터를 또 한 차례 강타한 셈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 선에서 급락했고, AMD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각각 4%와 2% 내외로 떨어졌다. 인텔도 1% 이내로 동반 하락했다.

거시경제를 둘러싼 잿빛 전망도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중국 제조업계 1~2월 이익이 14% 급감, 2011년 이후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이 경기 하강 기류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했다.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추가 하락한 가운데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같은 만기의 일본 국채 수익률을 하회, 유로존의 장기 불황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 발목을 붙잡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한 차례 이상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소위 휴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합의 도출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엘리먼트 포인트 어드바이저스의 카를로스 도미니끄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경기 후퇴 폭과 중앙은행의 전격적인 정책 기조 변경의 배경을 파악하는 사이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투자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의 혼란이 연일 주가를 흔들고 있다”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 보잉 맥스8 사태를 근거로 매출액 전망치를 낮춰 잡은 가운데 2% 이상 올랐고, 주택 건설업체인 레나와 KB홈이 이익 호조에 각각 3%와 2% 내외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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