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FIU, 35개사 상반기 실태조사 발표
코인 시총·예치금 늘었지만…거래대금·이용자 수 감소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소수의 대형 가상자산 사업자를 제외한 많은 코인 거래소들이 수수료 매출 등이 없어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에도 일평균 거래규모와 이용자 수는 소폭 감소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가상자산 사업자 상반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26개 거래업자(거래소)와 9개 지갑·보관업자 등 35개 신고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적자 면치 못한 거래소들…절반 가량은 거래 수수료 ‘0원’

35개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273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82% 증가했다. 다만 2021년 하반기(1조6400억원), 지난해 상반기(6300억원)와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중 26개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5752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거래 수수료 매출 비중은 원화마켓이 98%, 코인마켓이 46%다.

원화마켓과 코인마켓으로 구분하면 영업이익은 각각 2598억원, 마이너스 325억원으로 갈린다. 흑자인 원화마켓 영업이익에서도 주요 거래업자 A와 B가 각각 3206억원, 125억원을 차지해 사실상 나머지 대부분이 적자 상태다. 코인마켓의 경우 사업자 21개 중 10개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 전혀 없으며, 18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6개 거래업자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3% 감소했다. 대부분이 원화마켓에서 발생하는 거래금액이며, 코인마켓은 일평균 1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코인마켓 사업자 중 일평균 거래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사업자도 5곳이나 된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이용자 원화예치금은 총 4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000억원(11%) 증가했다.

거래업자 종사자 수는 총 1915명으로지난해 말 대비 178명(8.5%) 감소했다. 자금세탁방지(AML) 업무 관련 인원은 총 269명으로 29명 감소했다.

가상자산 지갑 및 보관 사업자 9개사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억원, 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8%, 71%씩 줄었다.

◆이용자 소폭 감소…30대 남성 가장 많아

이용자는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계정수는 950만개로 지난해 말 대비 228만개(19%) 줄었다. 휴면계정이 증가하고 이용자 복수 계정 폐지 등에 따라 계정 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확인 의무를 완료한 실제 이용자 수는 606만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1만명(3%) 감소했다. 개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법인으 237개사로 0.01% 극소수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와 같이 3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06만명 중 30대 이용자가 30%, 40대 이용자가 29%로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30대 남성이 127만명, 40대 남성이 120만명으로 가장 많다.

보유자산 이용자의 67%가 50만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100만원 미만 자산 보유자 비중은 73%다.

반면 1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비중은 49만명(8%)로 지난해 말 대비 2%p 증가했으며, 1억원 이상 보유자는 4만4000명(0.7%)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총 28.4조…지난해 말보다 46%↑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399개로 지난해 말보다 37개 증가했다. 사업자 간 중복을 제외한 국내 유통 가상자산 종목은 622종으로, 3종 감소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9조4000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원화마켓 시총이 27조9000억원으로 97% 급증한 반면, 코인마켓 시총은 3% 늘어난 5000억원에 그쳤다.

시가총액 국내 상위 10대 가상자산 중 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에 포함된 가상자산은 전년도 말보다 1개 늘어나 6개로 집계됐다. 비트코인(BTC), 리플(XRP),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솔리나(SOL) 등이 이름을 올렸다.

주요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글로벌 상위 자산에 대한 선호 기조도 지속됐다.

가격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가격변동성(MDD·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62%로 지난해 말 67%에서 소폭 감소했다. 단독상장 가산자산의 가격 변동폭은 좀 더 높아 69%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반기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하반기 대비 시가총액과 원화 예치금이 늘어났으며 거래소의 영업이익도 증가했다”며 “하지만 코인마켓 사업자 21개 중 10개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등 향후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자산 변동성이 여전히 높아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