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바닥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가격 변수로 꼽히는 주요 악재들을 전부 소화할 것이란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속된 약세장 속에서 잠재적 가격 랠리를 준비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 QCP 캐피탈은 지난 13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이론은 오는 10월 초 바닥을 예상하지만, 진정한 바닥은 비트코인 약세를 부추기는 이벤트(악재)가 끝나는 10월 중순·말에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가 언급한 약세 이벤트는 ▲FTX 보유 가상자산 매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마운트곡스 채무 상환 등이다.

◆FTX 매각 악재, 하루 만에 소화

우선 FTX 매각 악재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이 최근 해당 악재를 하루 만에 소화하며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미국 파산법원이 13일(현지시간) FTX의 가상자산 매각 요청을 승인했음에도 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승인을 이틀 앞두고 3400만원대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3일 연속 오르면서 3600만원을 돌파한 상태다.

지난해 파산한 글로벌 코인거래소 FTX의 대규모 매각 소식은 대형 악재로 꼽혀왔다. 거래소가 보유한 4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시장에 유통되면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FTX가 가장 많이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솔라나는 매각 승인 직전 8%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 승인 후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는 지나친 우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매각 규모가 시장에서 흡수할 수준이라는 진단과 완충장치격인 ‘장외거래(OTC)’를 통해 판매될 것이란 전망 등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메사리는 “FTX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주간 거래량의 1% 정도에 해당한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라며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보유 중인 솔라나도 향후 4년 간 거래가 불가한 락업(Lock-up) 물량이라 당장의 가격 하락을 유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 가상자산 분석가 역시 “FTX가 보유한 가상자산 대부분이 OTC를 통해 판매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대폭락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마운트곡스 변수도 털어낼 것”

다음으로 9월 FOMC 역시 털어낼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가오는 FOMC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5.25~5.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월가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앤드류 헌터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Fed의 계획을 변경할 만한 요인은 없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마운트곡스 변수를 오는 10월 털어낼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운트곡스가 상환해야 할 비트코인 규모보다 현재 일일 온체인 거래량이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다.

마티 그린스판 퀀텀 이코노믹스 창립자는 “마운트곡스가 상환할 비트코인 규모는 시장이 단기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 문제로 발생할 잠재적 영향은 금방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현재 추정되는 마운트곡스 상환 규모는 비트코인 15만2333개(5조4840억원)다. 이는 현재 일일 온체인 거래량 120억달러(15조9132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지난 2010년 설립된 마운트곡스는 당시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차지한만큼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85만 비트코인을 잃고 파산했다.

일부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마운트곡스 채권자 상환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대규모 매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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