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법원이 암호화폐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판례를 잇따라 만들고 있습니다.

리플 랩스, 그레이스케일에 이어 유니스왑에 대한 집단소송 1심 판결이 지난주 나왔는데요. 이 소송들은 하급심에서 이뤄진 것이고, 연방항소법원, 대법원까지 가야만 판례로 확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니스왑 소송은 디파이 프로토콜에 대한 것이어서 의미가 큽니다.

재판 결과는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일어난 스캠 사고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입니다. 따라서 “프로토콜이, 즉 해당 소프트웨어를 만든 개발자와 투자자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입니다.

이 판결은 프로토콜 또는 플랫폼으로서의 코인베이스, 토네이도 캐시 사건과 맞물려 암호화폐 업계에 또 다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 유니스왑 사건

유니스왑 집단소송 사건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2022년 4월, 한 그룹의 원고(피해자)가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의 개발자와 투자자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제기

2. 유니스왑 개발사는 물론 투자사인 a16z와 패러다임 등 암호화폐 벤처캐피털이 피고(가해자)로 특정됨

3. 원고측은 유니스왑에서 구매한 일련의 스캠 토큰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

4. 스캠 토큰을 만들어 유니스왑에 올린 토큰 발행자는 알 수 없음

5. 따라서 원고측은 개발자와 투자자에게 연방 증권법에 따라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

이 사건 심리를 맡은 뉴욕 남부지방법원 캐서린 폴크 파일라 판사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유니스왑은 책임이 없다” 입니다.

#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판결문에서 파일라 판사는 “프로토콜의 탈중앙화 특성으로 인해 사기 토큰 발행자의 신원을 기본적으로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판결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들(피해자)은 신원을 알 수 있고, 피해도 입었음

2. 그러나 피고, 즉 사기꾼은 누군지 알 수 없음. 다시 말해 가해자가 없음

3. 원고의 주장은 모순이 있음. 만약 송금 앱을 이용해 누군가 마약 거래를 했다면 그 앱을 만든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함

4. 따라서 프로토콜, 플랫폼인 유니스왑은 무죄

파일라 판사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주 법원에 집단소송을 다시 제기하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연방법 판례로도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판결이 금융 사건과 관련해 중대한 참고 자료가 된다는 의미는 있습니다. 리플 랩스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 코인베이스, 토네이도 캐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까요?

미국 법무부가 돈세탁 프로그램이라고 지목해 기소한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에게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파일라 판사는 위 두 사건에 모두 배정된 판사이기도 합니다.

파일라 판사의 판결은 “소프트웨어가 악의적인 행위자의 행동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라고 읽히기도 합니다.

포춘은 두 명의 법률가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1. 법무법인 수워드 앤 키셀의 앤서니 투-세카인 변호사

“유니스왑 사건에서 원고는 플랫폼에서 발생한 거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SEC는 코인베이스에 대해 코인베이스가 사용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증권 거래소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유형의 주장입니다.”

2. 시라큐스 법대 잭 그레이브스 교수

“유니스왑 사건과 코인베이스 및 토네이도 캐시 소송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코인베이스 소송의 경우 SEC가 승소하는 쪽에 걸고 싶습니다.”

# 디파이,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법률 공방

그레이브스 교수는 “일반적으로 뉴욕 남부지법은 금융 문제에 대해 다른 지방 법원으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는다. 원칙적으로 판사들은 서로의 결정을 참조하고, 따르기 마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일라 판사의 결정은 향후 법원과 의회, 정책 당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파일라 판사의 판결문을 다시 보죠.

“당 법정은 혐의가 제기된 행위를 다루기 위해 연방 증권법을 확장 적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원고의 우려는 본 법정이 아닌 의회에서 더 잘 해결해야 한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새로운 법을 만들라는 겁니다. 기존 증권법으로는 디파이 프로토콜과 같은 새로운 금융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밴더빌트 대학의 법학과 교수 예샤 야다브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판사가 의회를 언급한 것은 암호화폐 업계, 특히 코인베이스 옹호자들이 종종 얘기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며 “이 부분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다브 교수는 “이번 사건은 디파이에 대한 법원의 첫 케이스 판결 중 하나다. 이 판결은 엄청난 법적, 기술적 복잡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의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공을 던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원들이 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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