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미국 검찰은 지난 23일 탈중앙화 암호화폐 믹서인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의 공동 설립자 로만 스톰과 로만 세메노프를 불법 자금 세탁과 미국 제재 위반,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로만 스톰(Roman Storm)은 지난 주 미국 워싱턴주에서 체포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또 다른 공동 설립자 로만 세메노프(Roman Semenov)는 러시아 국적으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특별 조사 리스트에 올라 있다.

토네이도 캐시 사건이 중요한 것은 기술 중립적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과 해당 개발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지를 결정하는 주요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토네이도 캐시와 관련한 사건이 암호화폐 업계 전체나 개인정보를 보호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제재가 아닌 관련 피고인에 국한된 문제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오피니언을 게재했다. 어떤 관점에서 토네이도 캐시 사건이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 “10억 달러 이상 자금세탁에 사용됐다”는 토네이도 캐시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에 대한 기소와 체포는 암호화폐 생태계에 경고로 다가왔고, 업계는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해 개인 정보를 보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배포 자체를 규제하려는 미국 당국의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토네이도 캐시는 지난 해 8월 미국 재무부로부터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미국은 제재 대상인 북한의 사이버 범죄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수 억 달러를 해킹한 사건을 포함해 10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세탁하는 데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된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로펌 크롬웰&모링의 전직 금융범죄 담당 검사 출신 어낸드 시디언(Anand Sithian)은 “피고인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금세탁을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정말 심각한 혐의”라고 지적했다.

# “토네이도 캐시 사건,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로 파급되진 않을 것”
그런데 미 법무부가 주장하고 있는 행위가 사실이고 토네이도 캐시가 북한의 자금세탁의 도구로 사용된 문제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세 피고인에 대한 혐의를 들여다보면 이 사건이 암호화폐 전체로 번지거나 개인 정보 보호 도구에 대한 장악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디언은 “정부 당국은 그들이 실제 이런 일을 했다는 실질적인 혐의를 입증하고 싶어할 것이지만, 두 사람이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행위에 관한 심의 회의에 참석했는지를 당국이 입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개발자들이 통제할 수 있었던 기간과 그렇지 않은 기간을 구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들은 더 이상 스마트 계약 코드를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키를 없애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ACAMS)의 자금세탁방지 수석이사인 크레이그 팀은 미국 법무부가 토네이도 캐시 사건에서 스마트 계약 자체 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언급한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웹 사이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토네이도 캐시의 스마트 계약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만약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없다면 기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 기소장 “토네이도 캐시 서비스 운영해 이익 취했다”
시디언은 토네이도 캐시의 네이티브 토큰인 톤(TORN)이 사건의 또 다른 복잡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소장에는 피고인들이 톤 토큰을 사용해 토네이도 캐시 서비스 운영으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온다. 또한 문서는 피고인들이 서로 발송한 메시지를 인용해 이들이 톤 토큰 가격을 올릴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주 토네이도 캐시 창립자인 로만 스톰과 로만 세메노프를 자금세탁 공모, 제재 위반, 무면허 송금 사업 운영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로만 스톰은 체포 후 보석으로 석방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보유한 톤 토큰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꿨고 스톰은 세메노프와 네덜란드에서 기소된 페르세프에게 새로운 지갑을 만들고 자금을 더 이체하도록 조언했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이 토네이도 캐시를 사용해 자신의 계좌를 채웠다는 주장은 피고인들에게는 또 다른 심각한 타격이 되겠지만 이런 기소 내용은 업계를 향하고 있다기 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문제로 보여진다.

팀 수석이사는 “이는 그동안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서라는 공익적인 주장과는 달리, 스톰과 세메노프가 토네이도 캐시를 만들고 일한 이유가 다른 데 있었다는 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련 단체인 코인센터는 기소장에 따르면 스톰과 세메노프가 금융범죄 단속네트워크(FinCEN)이 정의한 범주내에 있다고 주장한다.

핀센(FinCEN)의 지침에는 익명화된 소프트웨어 게시자가 자금 전달자처럼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코인센터 연구이사 피터 반 발켄버그는 “스톰과 세메노프가 단지 토네이도 캐시 소프트웨어의 게시자라면 운영자처럼 대해서는 안된다”고 블로그에 포스팅했다.

결국 이 부분의 핵심은 피고들이 토네이도 캐시를 서비스처럼 통제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팀 수석이사는 “미국 법무부는 토네이도 캐시가 탈중앙화 되지 않았고, 중앙화된 주체가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고 주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의 기소는 스마트 계약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겨냥하고 있다.

즉, 피고인들은 토네이도 캐시를 제어할 수 있었고 샷다운시킬 수도 있었으며, 범죄 자금이 여기를 통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작업이든 수행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피고인들은 그들의 시스템이 범죄자들이 더 쉽게 돈을 이동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는 논리다.

그러나 발켄버그 이사는 블로그에 “코인센터가 알고 있는 바로는, 피고인들은 사용자의 자금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었으며 이는 송금인에 대한 핀센(FinCEN)의 지침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썼다.

한편 지난 주 로만 스톰 측 브라이언 클라인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그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도왔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검찰의 새로운 법리는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위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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