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김남국 의원의 죄는 무지함입니다.

첫째, 코인 매매 기록이 블록체인에 영원히 남는다는 걸 몰랐습니다. 알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론이 난리를 치니까 계좌를 오픈했는데, 지갑 주소를 특정 당했습니다.

그 지갑에 어떤 코인들이 있었는지, 매매 기록도 다 볼 수 있죠. 검찰이 두 번이나 영장을 넣어서 알고 싶어했던 내용입니다. 기본적인 트랜잭션 추적이죠.

둘째, 상대편의 의도를 몰랐습니다. 그 코인들이 왜 그 지갑에 있었느냐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어물어물 넘기려 했습니다. 법에 공개 의무가 없으니 안 했다는건데 ‘위기 관리’에 실패한 겁니다.

검찰이 이 건을 조선일보에 흘렸을 때부터 알았어야죠. 위법성이 아니고, 위법성 이미지가 초점이라는 것을. 숨기려면 철저히 숨기거나, 열려면 처음부터 완전히 열었어야 했습니다.

셋째, 트릴레마(Trilema)의 함정을 몰랐습니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는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을 다 만족할 수 없다는 건데요. 어느 하나 또는 둘은 포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권력, 돈, 명예. 이 셋을 다 가질 수 없습니다. 트릴레마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헌법 기관으로서 한 명 한 명이 권력입니다. 물론 국민이 준 것입니다. 국회의원, 대통령 등 선출 권력은 임기가 있습니다. 의원은 4년, 대통령은 5년. 권불십년이라고 하죠. 권력의 수명은 기껏 10여년 입니다.

돈은 수명이 더 길어요. 의원, 장관 대신 돈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돈의 수명은 한 세대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전두환 손자가 다락방에 쌓아 둔 돈이 있었다고 폭로했죠. 독재자 할아버지 때 모은 돈이 아들까지는 넘어왔는데, 손자가 보기에는 이상했던 거죠. 재벌도 3세까지 가면 다행입니다.

명예는 블록체인 같습니다. 체인에 기록된 트랜잭션은 위변조가 불가능합니다. 네트워크 전체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바꿀 수 없습니다. 명예는 역사입니다. 시간이라는 네트워크를 깨지 않는 한 영원합니다.

국회의원도 사람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코인 매매할 수 있습니다.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너무 큰 규모로, 너무 자주, 너무 많은 종류의 코인을 했습니다. 코인 매매가 재미있었다면 권력과 명예는 내려놨어야죠.

김남국 의원이 코인을 팔라는 당의 권고(?)를 따르겠다고 합니다. 블록미디어 독자들은 이 결정에 대해서도 반대가 많습니다. 실정법 위반이 확정되기 전까지 개인의 재산을 팔라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족. 선출 권력에 대비되는 것이 임명 권력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위공직자죠. 검사도 임명 권력입니다. 법에 의해 어떤 역할을 하도록 정해진 공무원들입니다.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은 ‘궁극의 권력’을 놓고 싸웁니다. 선출 권력은 나를 뽑아준 유권자와 국민을 백커라고 우깁니다. 임명 권력은 위법 가능성이 있는 선출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 국민과 법이 내린 명령이라고 우깁니다.

국민은 주인입니다. 싸우는 것은 좋은데, 누구든 돈과 명예까지 같이 탐하면 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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