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노 대표 요청으로 지난 11일 인터뷰… “렛츠컴바인 잘 모르는 회사” 주장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가상자산사업자 헥슬란트의 노진우 대표가 자신의 상장 브로커·마켓 메이킹(MM) 의혹에 대해 자신이 서명한 합의서는 ‘스마트 콘트랙트’에 관련한 것으로 원래 헥슬란트가 퀸비컴퍼니와 맺었던 계약을 렛츠컴바인에 넘기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렛츠컴바인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 회사라는 정도로만 안다고 설명했다.

아이뉴스24는 지난 11일 오후 6시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노진우 대표와 류춘 부대표를 만났다. 본지와 노진우 대표의 만남은 지난 11일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보도가 나간 후 노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 [사진=헥슬란트 홈페이지 갈무리]

본지는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인가 가상자산사업자 헥슬란트와 블록체인 기업 퀸비컴퍼니가 퀸비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맺은 코인 시세조종 관련 문건(계약 조건 포기 확인서, 이하 확인서)을 입수해 보도(11월 11일 ‘[단독] FIU 인가 가상자산사업자 대표가 상장 브로커·MM? 기사 참조)했다.

지난 2020년 2월 13일 작성된 확인서는 2020년 1월 22일 퀸비컴퍼니와 마켓 메이커(MM) 렛츠컴바인 간 체결한 ‘코인 마켓 메이킹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 제4조(정산)과 제12조 4항(상장 콘트랙트)의 이중 발생에 따라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와 퀸비컴퍼니 간 맺은 계약의 효력을 중지하고 유동성 공급 계약으로 대신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노 대표는 퀸비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퀸비컴퍼니에 금전적 지원과 전략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노 대표는 이날 확인서에 나온 콘트랙트(Contract)는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고 주장했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제3의 인증기관 없이 개인 간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헥슬란트가 퀸비컴퍼니와 스마트 콘트랙트 계약을 맺었지만, 기술·운영상의 문제로 파기하고, 이를 렛츠컴바인이 대신하기로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 대표는 렛츠컴바인이 퀸비컴퍼니와 대체 계약을 맺으면서 합의서에 ‘코인(토큰) Market Making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로 기재한 것에 대해선 명쾌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헥슬란트가 앞서 계약한 내용이 시세조종과 무관하다면 노 대표가 확인서에 서명하면서 렛츠컴바인의 역할을 명시한 사항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실제로 노 대표는 합의서에 유동성 공급 사항을 명시한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 렛츠컴바인과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는 말만 반복했다.

노 대표는 그러면서 “스마트 콘트랙트를 추가하면…관리도 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해 렛츠컴바인이랑 전체적인 계약을 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했다”며 MM 혐의를 렛츠컴바인 측에 넘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가상자산사업자 헥슬란트와 블록체인 기업 퀸비컴퍼니가 Q코인을 A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맺은 계약 조건 포기 확인서. [사진=제보자]

◆ 다음은 헥슬란트 노진우 대표, 류춘 부대표와의 일문일답.

-확인서에 노 대표 서명이 있다. 어떤 내용에 대한 확인인가

“(지난 2020년 1월 11일에 퀸비컴퍼니와 맺은) 스마트 콘트랙트를 파기하기 위한 계약서다. 중대한 어떤 기술적 이슈, 운영상의 이슈로 인해 파기했었다. 확인서에서 나온 ‘Contract’란 스마트 콘트랙트를 말하는 것이고, 이를 렛츠컴바인에 이관한다, 헥슬란트 것을 쓰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헥슬란트가 퀸비코인을 발행하고, 지갑 관리를 했나? 정확히 퀸비컴퍼니와 무슨 일을 한 것인가

“지갑 관리는 안 했다. 토큰을 개발하는 콘트랙트고 토큰을 관리하는 키 등에 대한 개발을 같이 진행했다. 퀸비코인 오딧팅(Auditing,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이 잘 됐는지 검토하는 것)도 안 했다. 이건 확인을 해봐야겠다. 퀸비코인을 한 개도 가진 적이 없다.”

-빗썸에 헥슬란트 명의로 퀸비컴퍼니의 공문이 들어간 게 있다. 이건 무엇인가

“사실이다. 하지만 지갑이랑 관련이 없는 거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퀸비컴퍼니에서 우리를 약간 이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지갑을 관리하려면 기본적인 전제가 코인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코인을 발행한 이후 단 1코인도 가진 적이 없다. 키 관리는 다른 이야기다. 마스터키만 갖고 있었다. 똑바로 유통되는지… 코인을 락업(Lock-up) 하든가 프리즈(Freeze, 동결) 건다든가 등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갖고 있었다. 개인 키는 접근하지 않았다.”

-확인서를 보면 ‘정산’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정산은 스마트 콘트랙트 문제로 이를 파기하면서 한 변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변제한 내용이 있다.

-퀸비컴퍼니에 금전적·전략적 지원을 한다는 의미는

“스마트 콘트랙트 파기와는 별개로 이뤄졌다. 당시 퀸비코인은 배용준이 투자한 코인으로 알려졌다. 그 시기에 좋은 코인이라 생각했고, 퀸비컴퍼니가 강점이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일종의 해외로 우리가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증권형토큰(STO) 사업을 준비 중인 퀸비컴퍼니에 자금을 빌려준 것이다. 규모는 체크해봐야 한다. 돌려받긴 했다.”

-렛츠컴바인을 아는가

“잘 아는 회사는 아니다. 기술 개발회사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스마트 콘트랙트를 대체했다는 렛츠컴바인의 계약 명칭은 ‘코인 Market Making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다. 헥슬란트 스마트 콘트랙트를 렛츠컴바인 것으로 대체했다고 했는데, 렛츠컴바인은 왜 유동성 공급 계약이라고 기재했나

“나도 모르겠다. 그건 렛츠컴바인이랑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스마트 콘트랙트 계약을 한 거다. 거기도 내가 알기론 기술 회사로 어떤 MM이라는 것을 하는 곳은 아닐 거다. 이 부분은 한번 확인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계약을 취소하는 확인서에 노 대표 이름과 서명이 있다. 직접 서명하면서 스마트 콘트랙트를 대체하는 계약이 왜 유동성 계약으로 작성된 것에 대한 의문을 가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스마트 콘트랙트를 추가하면 새로운 스마트 콘트랙트를 발행했을 거다. 관리도 했을 것이고, 그거에 대해 렛츠컴바인이랑 전체적인 계약을 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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