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가 위기에 몰렸다는 얘기는 월가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지난해부터 CS는 악재의 연속이었습니다. 2021년 3월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라는 투자회사가 파산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케고스 사태…디지털 자산시장에는 기회다

아케고스는 무리하게 주식 레버리지 공매도 거래를 했는데, 이 때 CS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역할을 했습니다. 아케고스 주식 매매를 대리해주고, 투자 대금을 빌려주는 등 전담 브로커로서 수수료를 받았죠.

아케고스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대규모 숏 포지션을 잡았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서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CS역시 큰 손해를 봤습니다.

결국 작년말 CS의 회장이 물러나고, 재정비에 들어갔죠. 그러나 CS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실적 개선이 어려워지자 다른 투자은행이 CS를 매수한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 주가 추이와 주요 악재. 자료=블룸버그

CS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울리치 코너(Ulrich Koerner 사진) CEO는 불필요한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CS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요. CS 싱가포르 법인 고위 임직원이 소송에 휘말렸고, 중국 사업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력들이 이탈했습니다.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배가 난파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신호죠.

크레디트 스위스 CEO 울리치 코너

CS 주가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코너 CEO는 “은행의 향방을 결정할 전략적 검토결과를 준비하면서 ‘결정적 순간(critical moment)’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리만 브라더스’라는 월가 투자은행의 몰락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리만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관련 투자에 지나치게 집중했다가 무너졌는데요.

CS의 경우는 특정 상품에 몰입했거나, 신용을 남발했다기 보다는 조직 내의 누적된 문제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는 양상입니다.

월가는 CS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놓을 자산을 어떻게 하면 싸게 사들일 수 있을까 기회를 노리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영국 파운드가 희생양이 된 것처럼, CS 역시 굶주린 늑대들 앞에 내던져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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