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잭슨홀 연설서 인플레 파이팅 강조 전망
시장이 기다리는 금리 인상폭 힌트는 안 나올 듯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달 최대 시장 이벤트인 잭슨홀 심포지엄이 오는 26일(현지시각) 개최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에 관해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 및 정책에 관한 제약 재평가’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동부시간 기준으로 26일 오전 10시부터 미국 경제 전망 등에 관해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잭슨홀 연설에서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발언했던 인플레이션이 올해 수십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화두가 된 만큼 파월 의장은 이번에는 지나친 시장 기대를 부추기지 않도록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긴축 속도 조절 쪽에 지나친 기대를 보이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 파월 의장이 가급적 매파(긴축선호)에 가까운 뉘앙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블룸버그]

◆ ‘비둘기’만 보려 하는 시장

지난달 FOMC 이후 투자자들은 올해 시장을 뒤흔든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였다는 기대감과 침체 우려로 인해 연준의 긴축 속도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더뎌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두 달 연속 75bp(1bp=0.01%p) 인상 결정이 내려졌던 지난달 28일 뉴욕증시는 인상 폭이 100bp는 아니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고,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정점을 시사하는 물가 지표와 경제 지표들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며 위험 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겼다.

그나마 최근 며칠 사이 연준 관계자들이 잇따라 긴축 지속을 강조하는 코멘트를 내놓으면서 반등 랠리에는 일단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연준 내 대표적인 대표적인 매파(긴축 선호)로 불리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시급히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준 대표 비둘기파(완화 선호)로 통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가능성은 “분명히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연준 관계자들의 긴축 강조 발언에 시장 내 피봇(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은 꼬리를 내렸지만, 시장은 여전히 오는 9월 금리 인상폭이 50bp로 7월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50bp 인상 가능성을 54%로 반영하고 있다. 75bp 인상 가능성은 46%였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홀렌호스트는 “위험자산 시장이 연준 관련 발언에서 (실제로 있지도 않은) 비둘기적인 메시지만 찾으려 작정한 것 같다”면서 “연준이 인플레 파이팅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인플레 수치가 목표치를 여전히 밑도는 한 주목할 만큼의 도비시한 스탠스 변경은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전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전망 [사진=CME그룹] 2022.08.22 kwonjiun@newspim.com

◆ 매의 날개로 비둘기처럼 연착륙해야 하는 연준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시장이 기다리는 향후 금리 인상 폭에 대한 결정적 힌트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 파이팅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네트웨스트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케빈 큐민스는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오판을 했던 만큼 최근 물가 상승세가 소폭 둔화된 게 확인됐더라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 파이팅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LPL 수석 주식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연준만큼이나 시장 역시 지표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시장은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 목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확한 단서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물가 안정에 도달할 때까지 얼마만큼의 긴축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절대 안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매튜 루제티는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은 연준 통화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에 열린다”면서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 파이팅에 대한 시장 신뢰와 연착륙 가능성을 모두 유지하면서도 현재의 ‘이례적으로 가파른’ 긴축 속도를 어떻게 줄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에게서 도비시한 힌트만 찾으려는 시장의 희망이 다소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고용이나 소매판매 지표들을 조심해서 봐야 한다면서 “강력한 경제 지표들은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수 있음을 뜻하기 때문에 경착륙 위험은 오히려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파월 의장 발언 외에도 9월 FOMC 전에 나올 8월 고용 및 소비자물가 지표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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