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물가 점검 기자간담회
“소비자물가, 당분간 5% 크게 상회”
“6월 6% 넘어가느냐는 확신 어려워”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6월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가느냐는 확신이 어렵다”면서도 “6~7월에는 5월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초 새 물가 자료가 나올 때 그 근처에 가면 확실한 견해를 가질 수 있어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간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 및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립 금리 이상 금리가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립 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중립 금리까지 일단 먼저 가고 그 다음에 결정한다는 건 예단은 아니고 일단 그 정도 수준에 갔을때 환율이나 경기를 보고 추가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숫자를 가리키는 포워드가이던스도 있지만 물가 우려 확산 계속될 때는 이것부터가 중요해서 중립 금리까지 간 이후에 고려하겠다는 정도면 충분한 포워드가이던스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고일자 2022. 0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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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6월 소비자물가를 6% 내외로 봐도 되나. 시장에서는 중립 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게 어떠냐는 건의도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까 말씀드렸듯 지난 통화정책방향 이후 유가 상승과 이게 국내에 전파되는 속도 이런 걸 볼때 6~7월에는 5월달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게 6% 넘어가느냐는 확신 어렵고 7월초에 새 물가자료 나올때.. 근처 가면 확실한 견해가질수 있어서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고 5월 예상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총재께서 예전에 원화 약세 압력에 따른 물가 우려했고,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다수 위원들이 내외금리 차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을 우려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 내외금리 차에 따른 대책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봐도 되나. 또 과거 사례보면 한·미금리가 역전될 때 0.75%포인트, 1.00%포인트 정도 역전됐던 게 과거 사례인 것 같은데 그정도 의미두면 될지 궁금하다.

“질문하신 것처럼 환율 수준도 있고 내외 금리차도 있는데 내외 금리차만 먼저 말하면 금리차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그때그때 경제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 과거 사례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했던 때고 지금 상황은 미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다른 나라 금리가 따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0.75%포인트, 1.00%포인트였다고 해서 그 숫자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리 금리 차가 굉장히 크게 되면 지금 말씀드린대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나 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이나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내외 금리차 자체의 어떤 수준을 꼭 방어해야 한다 이런 경제 이론은 없다. 내외 금리차가 생길 때 이게 우리나라만 생기는 건지 다른 주요 국가도 생기는건지, 그로 인해 환율에 주는 영향이 어떤지, 자본 유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때 그때 상황을 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게 중요하다.

지금 사실 이번에 충격이 온 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월 이전에 물가상승룰이 8.3% 되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점에 이를거라고 했다가 8.6% 되면서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고, 그런 면에서 지금 국제금융시장에 굉장히 많은 충격을 준 상태다. 새로운 발표와 새로운 정보가 국제금융시장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고 판단할 것이지, 금리 차가 얼마나 되느냐 그자체에 매달릴 상황은 아니다.”

-시장에서 보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이 2.75~3.00%로 지난 금통위 때보다 상향 조정됐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나. 두번째는 포워드 가이던스 측면에서 말해주면 좋겠다. 6월 물가가 5%대 후반에서 6%대가 될 경우에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지 궁금하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고 조심스럽게 말해야 하는 질문이다. 기자들이 지난번에는 (저한테) 2.5%가 합리적이냐고 하고, 부총재보한테는 2.75%를 물어봤다. 오늘은 3%를 물어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고 싶은 것 같은데 제가 말씀드리는건 지금 저희가 5월 금통위 발표 후에 새로운 정보가 있었냐고 그러면 확실히 FOMC가 새로운 결정이고, 유가가 높아진 게 새로운 정보다.

예상한 것 중에 국내 상황은 별다른 게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해외 변화가 어떤 영향 미치는지는 현재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유가도 많이 올라가다가 FOMC 발표 이후에 떨어졌다가 변동하지 않았나. 저희가 이해하는 건 FOMC 결정 이후에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금리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인지,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수준이 5% 중반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 게 6%를 넘어갈지 아닐지에 대해 지금 예단하기는 이른거 같다.

다음 금통위까지 아직 3주가 남았다. 특히 물가가 6%를 넘어가면 빅스텝할지 이런 전제적인 건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건 아니다. 물가 올라갔을 때 그게 우리 경기에 미칠 영향, 또 이를 통해서 환율에 주는 영향, 그리고 우린 변동금리가 많아서 가계이자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고려하고 금통위원들과 상의해서 우리가 전문적인 지식을 발휘해서 적절한 조합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요하지만 숫자 이야기하는 것보다 여러 고려 상황있지만 지금처럼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 운용해야 한다 이건 변함 없는 포워드가이던스다.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주변에 여러가지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적절히 판단해서 결정하겠다.”

출고일자 2022. 0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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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 정책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중립 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물가가 꺾인다고 보는지 궁금하고 지난 금통위때는 물가 정점이 중반기 이후라고 했는데 언제 정도로 보고 있나.

“중립 금리 자체가 애매한 것도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금리가 아래에 있어서 일단 중립 금리까지 가고 그 상황에서 여러 변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는 변함이 없다. 물가가 어떻게 될지는 사실 저희 가정은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에 물가가 정점에 이르고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를 예상했다. 그런데 미 인플레이션도 그럴 줄 알았는데 8.6%가 되면서 시장 많은 충격을 주지 않았나. 유가도 100달러 정도로 안정될 줄 알았는데 120선에서 변동되는 모습이다. 물가 측면에서는 더 지속될 걸로 쇼크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미래 선물 시장을 보면 몇개월 전에 예상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미래선물 가격을 보면 3분기 정점이라고 시장에서 보고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게 우크라이나 전쟁 상태 등에 따른 불확실성 굉장히 크다. 시장과 전반적인 컨센선스는 3분기 정도면 물가상승률이 피크를 이루지 않을까가 시장 견해지만 전쟁 상태 이런 걸 봐서 아직 불확실성 큰 상태다.”

-원·달러환율이 거의 1300원이 다 됐는데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평가 좀 부탁드린다.
“환율에 있어서는 어떤 수준이 바람직한지는 이론이 없고 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현재 전세계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우리만 따로 움직이는지 다른 화폐의 가치와 같이 움직이는지 이런 걸 보겠다. 만약에 우리만의 원인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교정, 개입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환율은 미국 의사결정 이후 전세계적으로 움직이는거라 그걸 보고 결정해야 한다. 금리와 환율, 성장과의 관계 등 콤비네이션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해서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물가와 성장 간 상충 관계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발언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건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경기 침체와 함께 물가가 올라가는건데 어느 정도일때 그렇게 볼지 여러 의견이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있다, 없다를 단순히 말하기보다는 5월 금통위 상황보다 물가는 더 올라갈 위험도가 높아졌고 성장률은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서 미 경기도 더 빨리 나빠질 가능성이 생겼다. 중국도 예상보다 더 나빠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경기는 하방 위험이 커졌고 인플레이션은 상방 위험이 커졌다. 그런데도 잠재성장률을 생각하는 게 2%보다는 올해 성장이 2%보다 높다 판단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중립 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게 어떠냐는 건의도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중립 금리에 관해서는 저도 학자 출신이지만 수치가 굉장히 범위가 넓다. 연구자료나 학계자료보면 여러 문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은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건 어떻게 보면 범위가 굉장히 넓고 숫자나오면 그 방향으로만 가서 잘못된 생각할수 있어서 발표 안 하는 것이고 하나의 지표다. 물가 상황 이런 것에 대해 중립 금리는 학술적이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금리가 올라갈수도 내려갈수도 있고, 장기 수렴하는 것이라 속도 이런 것에도 달려있다. 이런 걸 학계에 있거나 통화정책하는 사람들은 아니까 적절히 사용하는데 시장 무시발언은 아니지만 경제전문가가 아닌 분들한테 중립 금리를 말하면 다음에 이 금리로 가야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수 있어서 미국도 그렇고 한은 직원이 개인 발표하는 논문으로 간접 시사하더라도 하나의 지표로 명시 발표는 불가피하다. 오해를 초래해서 시급하게 할건 아니라 생각한다.”

-얼마 전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복합위기라고 말했다. 이걸 금융위기가 함께 오는 개념으로 여기기도 하는 것 같다. 총재 견해는 어떤가.

“저는 그말씀이 왜 오해가 있는지 모르겠다. 추 부총리는 요즘 자주 만나서 (의중을) 잘 이해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국내 요인뿐 아니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해외 요인으로 복합된 게 하나가 있다. 또 물가가 올라가지만 물가 올라가면서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경기 침체 위험과 변동금리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 올라갈 때 이자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 소득불평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가계부채가 크니까 당장 위기가 오는 건 아니지만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면에서 여러가지를 같이 봐야 하고, 수출, 경기, 환율, 자본 유출, 취약계층 이자 부담 이런 게 복합됐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하는 정책이 이걸하면 물가를 잡고 이걸 하면 성장을 잡고 이건 시각이 다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정책담당자로 기재부와 금융위, 금감원이 모여서 어떻게 하는 조합이 바람직한지 논의한다. 그게 위기 성격이 복합적이라 어느 한 기관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복합적인 상황에서 정책 조합이 중요하다고 말한 걸로 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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