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CBDC 대응에 분주하다.

◆ 신한, LG CNS와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구축

8일 신한은행은 한국은행의 CBDC 발행을 대비해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한국은행이 CBDC를 가상환경에서 발행하면 중개기관인 신한은행은 발행된 CBDC를 개인에게 지급하고, 개인 및 가맹점은 발행된 CBDC를 활용해 조회, 결제, 송금, 환전, 충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거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토큰형(거래별 데이터 관리)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해당 플랫폼은 CBDC 발행 형태를 개인이 보유한 원화 잔액에서 환전해 사용하는 일반자금과 특정 목적으로 정부 및 지자체에서 교부하는 재난지원금으로 구분해 자금별로 원장을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재난지원금은 사용처를 한정하거나 사용 기한도 설정할 수 있다.

◆ 하나금융연구소 “CBDC 도입 압력 커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도입 압력 증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현금 사용량 감소, 페이스북 디엠 개발 등 민간 디지털화폐 상용화 움직임 등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65개국 중앙은행 중 86%가 CBDC 도입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 중 14%는 적극적인 개발 및 시범 운영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또 “세계인구의 5분의 1을 관할하는 중앙은행은 향후 3년 내 범용 CBDC 발행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사들의 가상화폐 관련서비스 계획 공개,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투자 선언 등이 CBDC 현실화 추동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단,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른 시일 내 CBDC 발행 가능성을 다소 낮게 평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CBDC 발행 형태 중 민관기관이 참여하는 혼합형 CBDC 도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결제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중국 등 주요 교역국들의 결제시스템 변화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