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계정이 95%의 비트코인을 통제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비트코인은 그렇게 특정 투자자에게 집중되어 있을까? 온체인 데이터 분석기관인 글래스노드(Glassnode)는 2월 2일 BTC의 실제 분포를 자세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BTC의 분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산되고 있고 중앙집중화 정도가 생각보다 낮다고 글래스노드는 분석했다. 동시에 고래가 보유한 BTC의 수량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관 투자자가 본격 진입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 ‘2%의 계정이 95%의 BTC를 통제한다’고 지적했다. 비트인포차트(Bitinfocharts)의 데이터는 모든 주소에서 BTC의 유사 분포 정도를 보여준다. 일부 다른 데이터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BTC가 누군가에게 고도로 집중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유사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런 데이터의 문제점은 네트워크 주소상의 BTC 분포만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잘못된 통계가 발생하고 BTC의 분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조사방법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 모든 비트코인 주소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수 백만 명의 사용자 자금을 보유한 거래소의 주소와 개인이 관리하는 주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비트코인 주소는 ‘계정’이 아니다. 한 명의 사용자가 여러 주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한 주소가 여러 사용자의 자금을 한꺼번에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래스노드는 다양한 규모의 보유자(엔티티) 간의 비트코인 분포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거래소와 채굴자의 주소도 감안했다. 글래스노드는 코인 보유자들 사이의 실제 BTC 분포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비트코인의 중앙집중화 정도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BTC 분포는 수 년에 걸쳐 점점 더 분산되고 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고래가 보유한 BTC 수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기관 투자자가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 비트코인 보유량 분포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 보유자를 비트코인 보유량에 따라 해양 생물로 분류했다. 또한 이들 범주에서 알려진 거래소와 채굴자는 제외한 뒤 따로 구분했다. 그 결과 2021년 1월 현재 비트코인 보유량 분포는 다음과 같다.

새우 (<1 BTC) 보유율 4.9%(보유량 0.9M)
게 (1~10 BTC) 9.0%(1.68M)
문어(10~50 BTC) 8.9%(1.66M)
물고기(50~100 BTC) 4.7%(0.87M)
돌고래(100~500 BTC) 11.8%(2.20M)
상어(500~1000 BTC) 6.6%(1.23M)
고래(1000~5000 BTC) 18.4%(3.43M)
혹등 고래(> 5000 BTC) 13.3%(2.47M)
거래소 12.7%(2/36M)
채굴자 9.7%(1.81M)

분포를 보면 고래와 혹등 고래는 가장 큰 비거래소 보유자이며 합산하면 31.7%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기관, 펀드, 수탁업체, OTC와 기타 순자산이 높은 개인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50개 미만의 BTC를 가진 보유자(새우, 게, 문어)는 22.8% 수준이다. 이는 일반 투자자도 상당히 많은 양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 보유자의 비트코인 수량 분포의 변화다. 시간 변화에 따른 비트코인 보유량을 살펴보면, 새우, 게, 문어와 같은 소량의 비트코인 보유자의 상대적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투자자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년간 고래의 비트코인 보유량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각 주체가 보유한 BTC 수량의 상대적인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 몇 년 동안 BTC가 더 많이 분산되는 추세가 명확해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2017년 이후 소액 보유자(새우+게)의 BTC 수량이 130% 증가했다. 다음으로 작은 홀더(문어+물고기)도 이 기간 동안 보유량을 14% 늘렸다. 반면, 대형 홀더(돌고래+상어, 고래+혹등 고래)의 BTC 보유량은 각각 -3%와 -7%를 기록했다.

# 보유자 수
위에서 정의한 각 홀더의 수를 보면, 예상대로 소액 보유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새우 96.9%(22M)
게 2.455%(560K)
문어 0.313%(72K)
물고기 0.047%(11K)
돌고래 0.044%(10K)
상어 0.007%(1,500)
고래 0.008%(2,000)
혹등 고래 0.001%(220)
거래소 0.001%(15)
채굴자 0.221%(51K)

위 수치를 바탕으로 알 수 있는 것은, BTC 보유자의 약 2%가 비트코인의 71.5%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알려진 ‘2%가 비트코인의 95%를 통제한다’는 말과는 큰 차이가 있다.

# 생각해볼 것들
이 수치는 비트코인의 실제 분포 상한에 관한 추정이다. 실제 분포는 이번 조사 결과보다 더 균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몇 가지 추가로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수탁기관. 이번 분석에서는 그레이스케일과 기타 기관들의 수탁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보유한 BTC는 고래와 혹등 고래 범주에 속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2월 3일 현재 그레이스케일은 약 65만 BTC를 소유중)은 여러 보유자를 대신해 수탁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에 수탁하고 있는 일부 투자자는 고래가 아닌 돌고래나 상어 수준일 수도 있다.

잃어버린 비트코인. 많은 비트코인이 초기에 손실되었다. 당시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보유할지에 대한 방법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또한 초기 비트코인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많은 양의 비트코인이 단일 주소나 지갑에 보관되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손실되었거나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손실된 비트코인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은 더 많은 곳에 흩어져 있을 수 있다.

캡슐화된 비트코인. 현재 WBTC ERC20 토큰에는 약 115,000 BTC가 캡슐화되어 있다. 관리인은 이 BTC를 최소 1,000 BTC의 잔액이 있는 주소에 저장중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비트코인이 많은 투자자의 소유라는 점을 감안할 때 BTC의 분포는 다양한 엔티티에 더 분산되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소규모 네트워크 보유자 수. 비트코인 보유자의 총 수는 훨씬 적을 수 있다. 많은 주소가 여전히 단일 보유자로 분류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체인에서 움직이지 않는 경우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현재 저장 주소(즉, 비트코인이 매매된 적이 없는 주소)의 비트코인 수는 260만 BTC다. 새우 같은 작은 투자자의 경우 이 영향은 더욱 분명하며, 이는 이런 범위 내에서 실제 비트코인 보유자의 보유 수량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소가 보유한 수량. 거래소 사용자는 위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래소 사용자 수는 약 1억 3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 중 절대 다수가 일반 투자자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거래소를 단일 비트코인 보유자로 포함시키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거래소를 단일 보유자로 분류했기 때문에 소형 보유자의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 보일 수 있다. 반면,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230만 BTC)는 다수의 투자자가 각자 맡긴 것이므로 이를 소형 투자자로 나누면 비트코인은 더욱 분산 분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이 두 요소의 정확한 상호 작용은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

고래의 부상은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 입증.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몇 달 동안 고래의 수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비트코인 보유량의 증가와 고래의 숫자 증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초부터 대형 보유자(고래+혹등 고래)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3.4% 증가했고 대규모 투자자의 숫자도 27% 이상 늘었으며 고래의 수는 2,160곳을 초과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021년 시작된 고래의 부상이다. 이는 순자산 가치가 높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이 분야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런 추세는 향후 몇 달 안에 비트코인 가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조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