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다. 하염없이 비가 내린다. 이럴 때일수록 실내 놀거리가 인기다.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리는 ‘호텔 델루나 전(展)’을 방문했다. 이 전시회는 블록체인 기반 티케팅 서비스인 겟티켓을 예매에 활용했다.

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호텔 델루나 전시회 홈페이지에서 예매를 진행했다. 티켓 예매를 클릭하면 네이버, 티몬 등 익숙한 예매처와 함께 겟티켓이 소개된다. 암호화폐가 없어도, 블록체인을 몰라도 겟티켓을 이용할 수 있다. 결제 방법은 신용카드, 간편결제, 휴대폰 세 가지다. PC를 통해 결제를 완료하면 스마트폰 앱에 QR코드 형태의 티켓이 생겨난다.

“오늘은 내가 장만월”…드라마 속 세트 옮겨놓은 전시

[기자체험기]블록체인 활용한 '겟티켓', 호텔델루나 전시회에 적용
연예인이 되어 스크린속 팬들의 사랑을 받아볼 수 있다./ 사진=노윤주 기자

입장은 간단하다. 전시회 현장 티켓 발권처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종이 티켓을 받으면 된다. 가장 앞쪽 입구에는 사방이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존재한다. 이 공간에 서면 스크린 속 플랜카드를 든 가상의 팬들이 “사랑해요”라고 외쳐준다. 이날 만큼은 정말 아이유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전시회는 지난해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세트를 재현했다. 평일 오후였지만 꽤 많은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았다. 한 켠에는 유료 의상 대여점도 마련돼 있어, 드라마 속 아이유처럼 경성시대 옷을 입거나 여진구처럼 정장을 세팅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기자체험기]블록체인 활용한 '겟티켓', 호텔델루나 전시회에 적용
드라마속 호텔 리셉션을 재현한 공간. 객실 가격표도 마련돼 있다./ 사진=노윤주 기자

전시 후반에는 제작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VR체험존에서는 목포 근현대사 박물관, 신흥 사랑나무 등 실제 촬영 장소를 VR로 볼 수 있다. 특히 개인 사유지로 출입이 통제된 김천 보건대학교 캠퍼스를 간접적으로나마 가볼 수 있는 기회다.

‘제작진의 방’도 있다. 드라마 촬영 시간표, 제작진이 사용하던 달력, 화이트 보드 등 실제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놨다. 출구 앞에는 촬영 당시 배우들이 입었던 의상이 나열돼 있다. 분명 만지지 말라고 쓰여 있는데, 여러 명이 만져봤는지 소매 부분이 꼬질꼬질했다.

[기자체험기]블록체인 활용한 '겟티켓', 호텔델루나 전시회에 적용
겟 티켓 예매 화면/ 출처=호텔델루나전 홈페이지 캡처

블록체인은 간접 사용…티켓 상태 변화는 실시간 추적 가능

체험을 하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특별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티켓 예매부터 전시회를 가기까지 다른 예매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

사용자는 느끼지 못하지만, 데이터는 사용 단계에 따라 다른 공간에 저장된다. 사용전 단계의 티켓과 발권 완료된 티켓의 저장 공간이 서로 다르다. 또 온라인에서 각 티켓의 상태를 추적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티켓의 변동 사항이 바로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겟 프로토콜의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에 상태를 저장한 후 일정 데이터를 모아 블록체인에 올린다.

IPFS란 분산형 데이터 저장 시스템으로, 중앙 서버가 아닌 여러 서버가 데이터를 나눠 저장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비트토렌트의 파일 공유 시스템과 유사하다.

 

[기자체험기]블록체인 활용한 '겟티켓', 호텔델루나 전시회에 적용
겟 티켓 화면. 앱 보안정책 상 화면 캡처가 불가능하다./ 사진=노윤주 기자

만약 친구와 티켓을 공유한다면 꼭 오프라인에서 만나 QR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생성된 티켓 자체가 하나의 토큰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전송이 어렵다. 또 QR코드가 15초에 한 번씩 바뀌기 때문에 캡처본을 전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겟티켓의 방식에 따르면 구매하는 티켓 한장 한장을 NFT라고 할 수는 없다. 데이터를 한 번에 모아 블록체인에 전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쉽게 블록체인 기반 티켓 예매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겟티켓을 이용한 사람이 아주 적지는 않았는지, 델루나 전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티켓 발권을 도왔다. 티켓 전송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암표방지를 위해서라지만 언택트 시대,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고도 티켓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디센터 노윤주 기자

https://www.decenter.kr/NewsView/1Z6FQLKKJ5/GZ02

※디센터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