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현금 없는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까.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CBDC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스타벅스가 백트 캐시를 테스트하며 디지털화폐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알렸다.

지난 17일 스타벅스 모바일 앱 베타 버전에 백트 캐시가 추가됐다.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를 소유한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설립한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다. 백트 캐시는 백트가 스타벅스에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도입하려는 지불 방식이다. 현재로서는 백트의 결제 방식을 이용한다는 것 이외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스타벅스가 백트 캐시를 테스트하는 배경에는 스타벅스와 백트의 파트너십이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백트의 공식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백트는 관련 향후 계획을 밝히며 “2020년 상반기 결제 관련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한 바 있다.

이번 테스트는 백트의 결제 방식을 적용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스타벅스 시스템에서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성격이 강하다. 체인파트너스의 지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스타벅스의 모바일 결제 사용자 수는 2천 5백만 명에 달하며 스타벅스 미국 내 예치금만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이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으로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타벅스 매장이 급격히 늘어나고 고객들의 예치금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각 국가 별로 운영되다 보니 예치금을 한데 모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스타벅스는 세계적으로 분산돼 있는 고객의 예치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국가 별로 앱이 독립적으로 운영돼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했다.

스타벅스가 백트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할 당시만 해도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번 백트 캐시 테스트로 ‘디지털 자산’ 결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음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통한 직접 결제는 지원하지 않지만, ‘백트 캐시’를 통한 백트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비트코인 등의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백트 캐시 시스템에 따라 예치금의 디지털 자산화 또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는 글로벌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환율 등을 고려하지 않는 통합 시스템 마련이 가능해 세계적으로 흩어진 예치금을 통합하기에 유리하다. 소비자들 또한 충전한 캐시를 하나의 앱으로 세계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나 이용 가능해져 확장성이 대거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벅스로 인해 현금없는 ‘디지털화폐’ 시대가 성큼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디지털화폐와 함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논의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접촉 방식의 결제 방식이 선호되면서 현금보다 CBDC를 발행해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리리후이 전 중국은행 총재이자 중국인터넷금융협회 블록체인 실무조장은 차이나데일리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로 디지털화폐 발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CBDC는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민간 기업인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중국이 이에 반응하면서 CBDC 발행에 불이 지펴진 것이다. 중국은 리브라가 디지털 화폐 시장을 선점할 것을 우려해 “디지털 위안화(DCEP) 발행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러한 선언에 유럽중앙은행, 캐나다, 스위스 등도 CBDC 발행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지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약 70%가 CBDC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BDC가 실제 발행되기 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번 실효성이 입증되면 세계적 발행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한 시장 분석가는 “CBDC는 아직 선례가 없고 기존 은행과의 문제 등이 얽혀 있어 당장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효과가 입증되면 CBDC 발행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번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은행도 CBDC 연구에 돌입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CBDC 연구를 위한 디지털화폐연구팀 및 기술반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CBDC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관련 연구는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한은은 “분산원장 기술, 암호자산 및 CBDC에 대한 연구를 보다 강화하고 결제 시스템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감시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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