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100일은 전례 없는 속도전이었다.
4월 30일 100일을 맞이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급증 △주식시장 하락 △연방공무원 축소 △국경 통제 강화 등의 특징을 보였다.
디지털 자산(가상자산, 암호화폐) 시장도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는데, 비트코인은 10만9000 달러 사상 최고치에서 8만 달러가 위협 받는 변동성을 보였다.
비트코인, 열광에서 깊은 우려까지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 기간 내내 친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임했다. 취임과 동시에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선언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옥죄던 규제를 풀었다. 비트코인은 10만9000 달러 선까지 상승하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4월 2일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시 폭락과 함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강경 일변도의 관세 정책에서 일부 후퇴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프 설명] 트럼프 집권 1기 100일(청색)과 비교한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트코인은 10만9000 달러 선에서 급락한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홍수처럼 쏟아진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26건를 포함, 100일 동안 137건에 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비교해 세 배, 트럼프 본인의 첫 임기 초보다 100건 이상 많았다.
글로벌 관세 부과부터, 연방 건물 내 종이 빨대 금지까지 크고 작은 정책을 쏟아냈다. 이민, 성별, 기후변화 정책을 둘러싼 80건 이상의 소송도 제기됐다.
[그래프 설명] ‘100일간 누적 행정명령 수’ 트럼프 2025년이 가장 많은 137건을 기록했고, 그 뒤를 바이든, 트럼프 2017, 오바마, 부시 순이다다.
월가는 혼돈 속으로
주식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무역전쟁과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의 갈등으로 S&P 500 지수는 취임 이후 8.5% 하락했다. 국채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관세 문제에서 유화적 입장을 보인 뒤에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겨우 반등할 수 있었다.
과거 부시, 오바마 대통령 초기에도 시장이 하락했으나, 월가에서는 “트럼프마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한탄이 터져나왔다.
[그래프 설명] S&P 500 지수. 트럼프 취임 후 8.5% 하락했다. 부시 2001년, 오바마 2009년과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지지율 정체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2차 대전 이후 대통령 중 두번째로 낮다. 갤럽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1~4월 평균 지지율은 45%로, 1차 임기 초(41%)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대규모 관세 조치인 ‘해방의 날’ 선언 이후 여론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프 설명] 100일간 지지율. 오바마가 가장 높고, 그 뒤를 부시, 바이든이 따랐다. 트럼프 2025년은 약 45%로, 2017년 트럼프 첫 임기보다 약간 높았다.
머스크와 공동정권?
연방정부 인력 구조조정은 가속화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성부(DOGE)는 약 7만5000 명의 연방 공무원이 자발적 퇴직금을 받고 퇴사하도록 했다. 추가로 수만 명이 해고됐으며, 일부는 법원 판결로 복직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큰 기여를 했으나, 정권 안팎에서 파열음이 잇따랐다. 민간인 머스크가 국가 정책에 너무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래프 설명] 대통령별 첫해 연방정부 인력 변동. 트럼프 2025년이 가장 큰 폭의 인력 감소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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