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협상 압박에 나서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전쟁을 비난하면서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국빈방문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관세전쟁·무역전쟁이 각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고 다자무역 체제를 파괴하며 세계 경제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유엔(UN)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고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히 유지하며 국제 공평과 정의를 수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14∼18일 올해 첫 순방으로 나선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 방문 당시에도 줄곧 미국의 관세전쟁을 비판하면서 각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우리는 중국을 잘 대할 것이고 나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라고 언급하면서 중국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협상을 압박하는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시 주석은 별다른 변화 없이 미국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미국이 시작한 관세전쟁에 대해 중국의 태도는 매우 명확하다”며 “우리는 싸우기를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알리예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양국이 ‘일대일로(一带一路)’를 비롯해 교육·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기대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 뒤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일대일로와 녹색발전·디지털경제·항공우주 등 20개 분야의 협력 문서 서명식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