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인공지능(AI)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제는 한 기업이 이를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방성과 협업이 필수적인 환경에서 오픈소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생태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여를 추적하고 정당하게 보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일리야 폴로수킨 니어 프로토콜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서울 송파구 스카이31 컨벤션에서 열린 오픈소스 AI 서밋 서울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는 어떤 기술도 혼자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개방과 협업 없이는 혁신이 불가능하며, 단순히 코드나 모델 파라미터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오픈소스란 누구나 참여하고 개선하며 그 기여가 정당하게 인정받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AI 기술은 오랫동안 폐쇄형 구조 안에서 대기업 주도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AI 모델의 복잡도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단일 조직의 역량만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공동 개발과 공유 생태계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공개된 기술이다.
이러한 오픈소스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딥시크(DeepSeek)가 있다. 딥시크는 자사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누구나 이를 내려받아 실험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했다. 일리야는 “딥시크는 오픈소스의 힘을 보여준 모델”이라며 “오픈AI가 연구 결과를 미루는 사이, 딥시크는 강화학습 관련 논문과 코드를 먼저 공개해 주도권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빠른 실행력은 오픈소스 구조에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사로 함께한 안두경 굳갱랩스 대표 역시 오픈소스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자체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어 오픈소스에 기반한 최적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오픈소스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생존 기반”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발자와 해커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픈소스 생태계가 지속되기 위해선 자발적인 참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일리야의 설명이다. 그는 “누군가가 모델을 개선하거나 도메인에 특화된 기능을 더했을 때, 그 기여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할 방안으로 일리야는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제시했다. 그는“블록체인은 투명한 기록과 자동화된 보상 구조를 통해 다양한 개발자와 연구자가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며 “이러한 구조 없이는 오픈소스가 일회성 코드 공개로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하나의 모델로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다”며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다양한 개발이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의 기여에 맞게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오픈소스 AI 서밋 서울은 블록체인 커뮤니티 빌더 기업 크립토플래닛이 개최한 콘퍼런스 ‘비들(BUIDL) 아시아 위크’의 일환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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