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조아라 기자] 안마의자에 앉아 녹음이 펼쳐진 평화로운 숲속을 유유자적 날아다닌다. 자연의 향기에 흠뻑 젖고 고요하게 울리는 음악에 팔다리 힘이 스르르 빠진다. 긴장이 풀리면서 그간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녹는다. 가상현실로 경험하는 오감 힐링 테라피 심리치유 VR이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이용자가
심리치유 VR 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심리치료부터 안전교육까지…실생활 파고드는 가상현실

18일과 19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된 VR엑스포에 참가한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는 “휴식처이자 치유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전남 담양 죽녹원의 소리와 향기를 직접 담아왔다”고 소개했다. 심리치유 VR 프로젝트는 감정 노동자들의 치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생을 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헬스분야 가상현실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 가천대학교와 한컴지엠디는 사고나 질병 후유증으로 정상 생활이 어려운 사용자에게 요리, 빨래, 장보기 등 일상적인 행동을 훈련하도록 하는 커먼라이프를 개발했다. 또 가상현실 인지훈련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미래형 훈련 시스템인 BETTER LIFE VR도 내놨다.

가상현실이 주로 게임과 포르노 산업에 사용될 것이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지만 엑스포를 통해 본 실상은 많이 다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헬스 케어와 정신치유뿐만 아니라 교육, 체험 산업 분야에도 VR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이용자가 건축VR 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특히 안전교육 분야의 가상체험은 주목할 만하다.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정비교육훈련과 정비지원 플랫폼인 브이엑스알 플랫폼(VXR Plarform)은 사용자 행동에 제어 기능이 세밀화돼있으며 음성 컨트롤 제어도 가능해 몰입도와 교육효과를 높인다.

건축VR은 건축현장의 안전 교육 플랫폼으로 ▲고소 ▲밀폐 ▲화재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모두 정비나 건설현장에서 교육용으로 쓰이고 있는 콘텐츠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이용자가
드론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또 영국에 가지 않고도 마치 축구장에 있는 것처럼 경기를 실감나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적 제약을 해결해주는 체험형 VR 종류도 여러 가지다. 동물원, 고궁방문, 낚시, 독도여행, 세계 절경 비행, 데이트, 공포체험 등이다. 이외에 미디어,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군에 VR이 고루 분포돼있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어린이가 교육용 VR 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빠른 성장에도 걸음마 상태…상용화는 ‘글쎄’

이날 엑스포에 참가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한다. 일반 대중들이 사용하는 VR은 게임에 한정되는 실정이다.

국내 1위 VR 서바이벌 게임장을 구성한 쓰리디팩토리는 전국 6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정부 지원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지영 쓰리디팩토리 마케팅팀장은 “기술 개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VR을 찾기 어려운 것은 기술 개발 비용과 창업비용이 높아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VR 게임사업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VR게임 1개를 만드는 데 무려 6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든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이용자가
게임VR 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해 생체 리듬이 깨지는 데서 발생하는 멀미와 어지러움증 등 신체 변화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동작과 가상현실 사이의 시차와 감각 차이를 줄이고 화면의 해상도를 높이면서 이질감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VR게임을 체험한 이용자의 대부분은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엑스포에 체험학습을 온 고등학생 한 모군은 “화면이 넓고 의자가 움직여 실감이 나지만, 움직임이 클 때 약간 어지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행동과 공간의 제약도 풀어야 할 문제다. 안전VR을 경험한 강 모씨는 “몸의 방향은 돌릴 수 있어도 한정된 이동만 가능하고 크게 움직일 수 없다. 시야가 가려져 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엑스포 2018 현장에서 이용자가
움직임과 이동이 자유로운 장치를 하고 게임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이를 해결한 콘텐츠 중 하나가 E-VR GROUND다. 몸의 중심을 기계에 고정시켜 자유롭게 행동해도 넘어지지 않고, 오목한 발판에 특수제작 된 신발을 신어 이용자는 마치 실제로 걷는 것처럼 체감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의 간극을 특수장치로 해결한 것이다.

가상현실 체험 영화인 ‘로그온 베틀그라운드’는 실제 공간과 가상공간을 완벽히 일치시켰다. 영화 매트릭스는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수면상태에서 가상현실을 경험하게 했다. 물론 이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다. 그만큼 가상현실 상용화에는 숙제가 많지만, VR산업이 생활 속에 완벽히 스며들 수 있을지 회의와 기대가 공존하는 지금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 press@blockmedia.co.kr
▶블록미디어 텔레그램: http://bitly.kr/0jeN
▶블록미디어 인스타그램: http://bitly.kr/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