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한국 외환 당국자들의 발언 강도가 세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한일 재무장관은 최근 원화와 엔화 가치가 급락한 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일 경제의 수장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전일 한국은행이 통화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의 지나친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한 다음날 나온 것이다.

원화 약세(환율 상승)는 수출 경쟁력 향상과 수출업체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만 급격한 절하는 자본 유출과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외환 당국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고자 하는 결과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7%이상 떨어졌다. 신흥아시아 지역 내 최악의 성적이다.

당국의 구두 개입 후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에서 숨고르기 하는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1,400원을 넘어 추가 상승(원화 가치 하락)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외환 당국자들의 구두 개입도 더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블룸버그는 한국 외환 당국자들이 외환시장에 대해 발언할 때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세부 지침을 안내했다.

#일반적인 입장 : General Stance

통상 환율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일반적인 입장은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지만, 변동성이 심할 경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성명 자체가 반드시 큰 무게를 지니지는 않는다고 미디어는 전했다. 그러나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화(FRB)의 금리 변경과 같은 사건에 시장이 급격하게 출렁일 때 거래자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회의 : Meetings

미 연준의 금리결정이나 미국 선거, 중동 사태 등 해외 주요 사건이 발생할 때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회의를 열어 시장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주와같이 특정 사건에 대한 영향을 논의하고 통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 회의가 소집될 경우 거래자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드문 경우지만 당국이 은행과 수출업자, 수입업자 등 외환시장 관계자와의 회의를 요구할 때가 있다. 이는 통상 회의에 비해 당국자가 직접 시장 참여자를 만나 통화 움직임 등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다. 따라서 통상 회의보다는 파급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면밀한 모니터링 : Closely Monitoring

다음 단계로 당국자들이 “(외환 또는 금융시장을)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다. 이는 어떤 조치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모니터링 정도니까

#조치 취하기 : Take Steps

환율이 위험 레벨에 접금하거나 급격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발언은 수위가 있는 편이다. 이는 당국이 언제든지 시장에 진출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개입을 확인할 수 없으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제한적 조치에 머문다고 봐야 한다.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 : Stern, Swift

단호하거나 신속한 조처를 하겠다. 이는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당국자들의 높은 결단력을 보여준다. 시장참여자들은 이러한 발언 뒤에는 일반적으로 당국의 달러 거래 개입이 수반될 것으로 추측한다.

#과하다. 빠르다. 지나친 쏠림 : Fast, Excessive, One-sided

시장에 어떤 조치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또 다른 신호는 당국이 환율 움직임이 빠르거나 과도하다고 경고하는 경우다. 이는 외환 당국이 볼 때 해당 환율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때 당국자들의 발언 중 구체적으로 ‘투기적’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될 수 있다.

#공식 성명 Official Statements

구두 개입의 가장 드물고 강력한 형태는 당국이 공식 성명을 배포하는 경우다. 전일 발표된 성명처럼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성명을 발표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그만큼 시장이 심각하거나 그들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전일 기획재정부 신중범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오금화 국제국장은 성명을 통해”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면 시장 개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것.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22년 6월 이후 2년 여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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