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영국 법원이 “가짜 사토시 나카모토는 진짜 사토시가 아니다” 라는 이상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호주 출신 한 프로그래머(굳이 이 친구 이름을 쓰고 싶지는 않네요)는 수 년 동안 사토시 행세를 했죠. 이 가짜는 진짜가 아니라는 당연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짜 사토시는 2009년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을 만든 후 ‘비트코인의 사용 사례(use case)’ 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블룸버그 엘리자 니콜슨 메스머 기자가 살펴 본 사토시의 이메일에는 이렇게 돼 있답니다.

“규모가 아주 작은 니치 마켓에서 쓰이겠죠. 보상 포인트, 기부 토큰 등으로요. 어쩌면 성인 사이트에서 소액 결제용으로요.”

시가총액 1.4조 달러, 상승률 1만3000% 비트코인의 유즈 케이스로는 너무 소소합니다. 사토시가 한 마디 덧붙입니다.

“비트코인에 가치를 부여하는 진짜 트릭(real trick)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실제 가치를 부여하는 겁니다.”

냉정하게 말해볼게요. 비트코인은 대규모 유즈 케이스가 없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100억 달러 넘는 돈이 들어왔지만, 커피 한 잔 쉽게 결제할 수 없습니다. BTC를 받는 카페를 어렵게 어렵게 찾아가야만 하죠.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살까요? 가격이 오를 것 같으니까요. 왜 가격이 상승할까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니까요.

전형적인 순환 논리입니다. 이 순환 고리를 따라가면 ‘이론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무한 상승하게 됩니다. 비트코인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이 논리가 모순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질 가치, 내재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죠.

이게 트릭입니다. 신사임당이 그려진 종이에 5만 원이라는 가치를 부여한 건 누구죠? 그냥 그것이 5만 원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5만 원인 겁니다.

암호화폐의 논리는 “만약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 다시 말해 같은 인식을 한다면, 그것은 가치를 갖는다” 입니다.

자기 실현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입니다. 비트코인은 자기 실현 예언의 실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유즈 케이스가 꼭 있어야만 비트코인에 실제 가치가 부여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이 그 자체로 예언이니까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구요?

사토시는 정말 교묘한 인물 입니다. 사기꾼에 가까워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원래 예언가는 다 그런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성공하면 예언가가 되는 것이고, 실패하면 사기꾼 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예언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과정을 보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다” 철학자 헤겔이 한 말입니다.

비트코인은 현실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이성적인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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