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스테이블 코인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클(Circle)이 2024년 증시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웹3 기업인 서클이 생존을 위해 전통 자본에 의존할 때가 된 것일까? IPO를 서두르고 있는 서클의 속사정을 블룸버그와 블록템포 등의 보도를 통해 살펴봤다.

스테이블 코인 USDC는 ‘원조’격인 USDT와 경쟁을 벌여왔으나 올 하반기부터 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2월 1일 코인마켓캡 기준 USDC의 시가총액은 245억 4600만 달러, USDT는 893억 6500만 달러로, USDT의 시장규모는 USDC의 3배 이상이다.

2018년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은 규제 준수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길 원했고 양대 스테이블 코인은 한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비슷한 유통량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USDC가 준비금을 예치했던 실리콘밸리 뱅크가 파산했고 이로 인해 한동안 서클은 3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묶였으며 약 20억 달러의 USDC 환매에 직면하면서 달러와의 패킹이 무너지기도 했다.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고 전통적인 결제 대기업인 페이팔도 이 시장에서 PYUSD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점유율 싸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서클이 2024년 상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클이 이제 생존을 위해 전통 자본의 수혈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 USDC의 시가 총액, USDT의 3분의 1 아래로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USDC와 USDT의 시장 점유율은 썰물과 밀물과 같은 관계였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USDC의 유통시장 가치가 급락한 반면, USDT는 급등했다.

올해 1월 USDC의 시가총액은 445억 달러에서 11월에는 244억 달러로 감소한 반면, USDT의 시가총액은 1월 662억 4000만 달러에서 11월 28일 888억 달러로 증가했다. USDC의 3.5배를 넘는다.

27일 현재 스테이블 코인 전체 시총은 1275억 5000만 달러로 USDT가 68.7%, USDC가 19.1%, 나머지 12%가 DAI, TUSD, BUSD 등 기타 스테이블 코인이 차지한다.

[자료=스테이블 코인 마켓캡. 코인게코 2023. 12. 1]

[자료=스테이블 코인 마켓캡. 코인게코 2023. 12. 1]

암호화폐 세계에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상품으로 생각할 경우, 스테이블 코인은 이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돈”이다.

이론적으로 미국 달러 가격과 1:1로 고정되는 이 특별한 자산 개념은 “원조”인 테더에 의해 만들어진 이후 다양한 암호화폐 자산의 상호 교환에서 중개 역할을 해왔다.

테더는 가장 먼저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었다. 2018년 서클은 규제 준수에 중점을 둔 USDC를 발행하면서 미국 달러와 1:1 패깅을 보장하기 위해 감사 가능한 방식을 도입했다.

USDC의 등장은 USDT의 독점을 무너뜨렸고 시장 지배자인 테더가 준비금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 2021년 1월 USDC는 한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의 유통량이 USDT를 넘어서면서 테더의 강력한 경쟁자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2023년에 접어들면서 USDT가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USDC와의 시장 격차를 3.5배 이상으로 늘렸다.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이 분수령이었다.

올해 3월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부실해지면서 파산을 선언했다. 미국 15위의 은행이었던 SVB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간 중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해 손실을 봤고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고객들의 뱅크런으로 이어지며 결국 파산했다.

불행히도 SVB는 서클의 현금 보유액을 관리하던 은행 중 하나였다. 은행이 파산을 발표한 날, 서클은 SVB가 USDC 현금 보유액의 약 25%를 관리하고 있으며, 400억 달러의 USDC 준비금 중 약 33억 달러가 여전히 SVB에 예치돼 있다고 밝혔다.

패닉 속에 USDC를 미국 달러로 환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고 20억 달러 이상의 USDC가 빠져나갔다. 한때 USDC는 미국 달러와의 패깅이 깨져 1달러 당 0.87달러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USDC의 시장점유율은 하락세 이후 한 번도 회복되지 않았고 시가 총액은 스테이블 코인 부문에서는 USDT에 비해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룻밤 사이에 예전으로 돌아갔다.

이제 거대 결제 기업 페이팔(PayPal)도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8월 페이팔은 스테이블 코안 PYUSD를 출시했다. 현재 PYUSD의 시장 가치는 1억 5800만 달러 수준이다. 규정을 준수하는 스테이블 코인인 PYUSD는 규모는 작지만 ‘결제 카드’ 역할을 하면서 4억 사용자와 국경간 지불 시나리오에도 사용됨으로써 잠재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

웹는 대내외적으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 와중에 서클이 앞으로 어떻게 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할지가 관심사다.

11월 8일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서클이 컨설팅 업체와 2024년 IPO를 검토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전통 자본 시장에서 생존할 방법을 찾는 것인지를 묻고, 이에 대한 답이 올드 머니(Old Money)가 뉴 머니(New Money)의 편에 서는 데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서클은 어떻게 다시 IPO를 추진하나

올해 8월 서클 CEO 제레미 알레어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서클의 매출을 자발적으로 공개했는데, 올해 상반기 매출이 7억 7900만 달러로 2022년 전체 매출인 7억 72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상반기 이익은 2억 1900만 달러로 2022년 전체 이익인 1억 5000만 달러를 초과했다.

알레어는 수치를 사용해 서클의 수익성을 입증했는데, 이는 IPO에 대한 모멘텀 구축의 신호라는 게 시중의 분석이다. 그런데 서클은 스스로 높은 이익을 낼 능력이 있으면서 왜 서둘러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걸까?

알레어 CEO는 일찌기 서클을 상장회사로 만드는 것이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IPO는 서클에 대한 강력한 신용 보증과도 같다. 특히 지난 3월의 운영 위기를 경험한 이후 서클은 테더와의 규모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스테이블 코인 유통은 전체 시장 수요와 관련이 있다. 이론적으로 BTC, ETH 등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 시장의 스테이블 코인 보유 의지가 감소하고 수요도 감소하며,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할 경우 시장은 보다 가격이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암호화폐 자산의 시장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규모가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테이블 코인이 암호화폐 자산 시장보다 더 유용한 응용 시나리오를 찾을 수 없다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제한된 수요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경쟁자가 아무리 많아도 기존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서클은 싸웠지만 절대군주 테더와의 경쟁에서 또다시 패배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테더를 이길 수 없는 상황이 현실이 되었고, 전통 금융권에서는 페이팔의 막강한 세력과 맞서야 한다. 서클이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면 웹3 금융의 잠재력을 계속 찾아내야 하고 규제에서의 우위를 부각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IPO는 강력한 경로이며 서클이 과거에 접근할 수 없었던 주류 금융투자자와 기관의 자본과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 서클은 골드만삭스, 제너럴 카랄리스트 파트너스, 블랙록, 피델리티, 마셜 웨이스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벤처 캐피털 투자을 받았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서클의 2022년 평가 가치는 77억 달러에 달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약세장에 있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의 후발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투자가 둔화되고 있는데 서클도 여기에 속한다. 자본 운영 관점에서 볼 때 기업공개는 서클에게 더 나은 선택이다.

실제로 서클은 2021년 7월부터 기업공개(IPO) 구상을 검토한 바 있는데, 당시 특수목적회사(SPAC) 형태로 블랭크 체크 컴퍼니(Blank Check Company)와 합병한 뒤 뉴욕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할 계획이었다. 이후 USDC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서클의 가치는 한때 90억 달러에 이름에 따라 상장하기에 좋은 시기를 맞았고 실제 많은 준비가 이뤄졌다.

당시 알레어 CEO는 X(트위터)에서 서클을 “현재 시장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충분한 준비금을 가진 스테이블 코인 운영자”로 언급했다.

[사진=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 출처=서클 홈페이지 캡처]

[사진=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 출처=서클 홈페이지 캡처]

그는 서클의 모든 금융 계정이 최고 수준의 책임 기준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공개된 모든 정보가 궁극적으로 미국 최고 금융 규제 기관인 SEC의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클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 큰 기대와 더 큰 투명성에 대한 요구에 부응할 것이고 서클은 프로세스 전반에서 선도자가 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서클의 계획은 SEC로부터 차단당했다. 2022년 12월, 서클은 두 회사 간의 합병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 내에 회사의 신주 발행과 관련된 라이선스 문서(S-4 등록)가 SEC의 ‘유효’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클의 기업공개(IPO) 여정은 일단 여기서 멈췄다.

서클은 2023년 들어 전통 금융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BNY멜론, 금융데이터업체 플레이드(Plaid), 시그니처뱅크,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금융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다.

서클은 올해 8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코인베이스의 지분투자를 환영했다. 코인베이스는 나스닥 상장사이자 가장 먼저 USDC를 도입한 컴플라이언스 거래 플랫폼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의 USDC 도입은 서클이 초기에 확장할 수 있었던 기반을 제공해주었다.

이밖에 USDC는 6개의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출시될 예정인데 이들 체인의 디파이(DeFi) 생태계는 USDC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11월 레이어1 퍼블릭 체인 세이(Sei) 네트워크는 서클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세이는 USDC를 성장중인 세이 체인의 앱에 통합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으로 커다란 싱크홀을 만난 서클은 암호화폐 금융과 전통 금융이라는 두 길을 모두 선택했고 IPO는 이를 지탱할 기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서클이 IPO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블룸버그의 보도가 정확하다면 곧 다가올 2024년 이에 대한 답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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