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번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 높은 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환율과 증시 등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5~27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을 연다.

잭슨홀 미팅은 미 연방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회의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비롯해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학자 등이 모여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논의한다.

이 회의에 참여한 주요 중앙은행 총재 등의 발언이 시장에 파급력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유명해 졌다. 2005년에는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지나치게 늘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현실화 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0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자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2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벤 버냉키는 당시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자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등 과감하고 파격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해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

잭슨홀 미팅은 그 해의 경제 현안에 따라 주제가 정해지는데, 올해는 ‘경제와 정책에 대한 제약조건 재평가’를 주제로 열린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중앙은행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갈지 논의 하기 때문에 향후 전세계의 통화정책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미 연준이 앞으로 남아 있는 9월, 11월 ,12월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과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힌트가 나올 지가 관건이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 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 ‘경제전망’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유로화와 원화 등 비(非)달러화는 큰 폭 하락했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지난주 첫 날인 15일(현지시간) 106.433에서 전날 108.495로 7거래일 만에 달러 가치가 1.93%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308.1원(16일)에서 1345.5원으로 원화 가치가 2.85%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9일에 이어 22일, 23일 3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강도 긴축 경계감에 국내 증시도 출렁였다. 달러 강세와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주식시장을 덮치면서 코스피가 이틀 연속 1%대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2일 1.2% 빠진데 이어 23일에도 1.10% 하락하면서 243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22일과 23일 각각 2.25%, 1.56% 내리면서 780선으로 내려갔다.

이날 회의에서 다음달 20~21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인상할지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시장은 미 연준이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등 세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올릴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긴축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 2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55.0%로 절반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인 16일 41.0%와 비교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소 과도하게 유입됐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의 되돌림 속에 연이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 이어지고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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