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수수료 인하 불 지핀 ‘코빗’
#메이커 수수료 없애고 환급까지
#국내 거래소 평균 수수료율 0.16%
#증권사 평균 수수료율보다 4배 높아
#해외 코인거래소는 국내 절반 수준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지난해 거래 수수료만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벌어들인 코인 거래소 업계에 수수료 경쟁 신호탄이 울렸다. 원화거래가 가능한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이 수수료 무료에 나섰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이익이 대부분 거래 수수료에서 얻어졌기에 그동안 수수료 인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곳은 없었다. 그동안 코인 업계에서 수수료 인하가 한 번도 없었던 만큼 코빗의 행보가 비싼 수수료로 비판을 받아왔던 코인 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빗은 ‘메이커’ 주문의 거래 수수료를 없애고 체결 금액의 0.05%만큼 원화(KRW) 포인트로 지급하는 ‘메이커 인센티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메이커 주문에는 테이커(시장가) 주문 외 지정가, 조건부 주문 등이 포함된다.

메이커는 테이커(시장가)와 달리 주문 즉시 체결되지 않고 호가창에 존재하지 않는 가격을 제시해 오더북(호가창)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주문이다. 코빗은 수수료 제로(0)에 이어 메이커 주문 시에 거래금액의 0.05%를 포인트로 되돌려 준다. 메이커 주문 체결 즉시 원화 포인트로 적립해주기 때문에 이를 원화로 인출하거나 가상자산을 구입할 수 있다. 즉, 거래 수수료 무료화뿐 아니라 수수료 수익을 이용자에게 나눠준다는 것이다. 다만 메이커 거래 수수료는 없앴으나 시장가 거래 수수료는 0.05% 인상했다.

◆코인 거래소들 출범 이후 수수료 인하 단 한 번도 없어

코빗을 제외하고는 주문 유형과 형태를 포함해 기본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없앤 코인 거래소는 단 한 곳도 없었다. 4대 거래소 중 점유율 1위인 업비트는 오픈 기념 수수료율인 0.05%를 유지하며 원화마켓 거래소 중에서는 제일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빗썸의 거래 수수료율은 0.25%, 코인원은 0.2%다. 비교적 거래 수수료율이 높은 빗썸은 합산 거래 금액별로 수수료 할인 쿠폰을 판매 중이다. 코인원에서는 월 거래 금액 30억원 이상 고객부터 메이커와 테이커 주문 별로 수수료율을 할인해주고 있다.

코인 거래소들은 그동안 증권사나 증권 거래소에 비해 수수료가 높아 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않았다. 국내 주요 코인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율은 0.16%로 국내 4대 증권사의 주식 평균 수수료율(0.04%)보다 4배나 높은 것이다. 사실상 국내 증권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해 비대면 계좌 개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율 0.004%에 대한 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해외 코인 거래소보다 수수료율 두 배 높아…’약탈적 수수료’ 지적도

동종 업계인 해외 코인 거래소와 비교해도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수수료는 높은 편이다. 바이낸스, FTX, 후오비글로벌의 평균 거래 수수료율은 0.078%로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코인 시장은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초단위 매매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보다 더욱 단타거래가 많다. 또한 증권사나 은행처럼 오프라인 지점도 없고 고용 인력 규모도 적고 사업 모델도 거래소가 주력이 경우가 많아 영업비용도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높은 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일각에서는 코인 거래소의 수수료율를 두고 ‘약탈적 수수료’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해 유일하게 적자를 본 코빗의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에 일부 거래소에서는 수수료 관련 이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임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코인 거래소 관계자 A씨는 “고객의 효율적인 거래를 위해 수수료 인하 부분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규모가 큰 거래소일수록 수수료 변경으로 인해 기업 이익이 크게 변할 수 있기에 여타 거래소들은 수수료 인하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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