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2022 칭화(清华) PBCSF 글로벌 금융포럼’ 개막식이 열린 지난 16일 중국인민은행 前총재 저우샤오촨(周小川)은 ‘디지털 화폐에 관한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이라는 제목의 기조 연설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디지털 위안화(e-CNY)’가 일반인과 상인을 위한 ‘소매용’이며 미국 달러를 대체하려 하거나 군사무기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4년전 인민은행을 떠난 그는 이날 발표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을 서두에 밝히고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기조 발제를 이어나갔다. 다음은 질문과 답변의 재구성.

Q.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구별하고 평가할 방법은 무엇인가? CBDC의 화폐로써의 실현가능성과 안정성은 어떤가?

A. 모두의 첫번째 관심사는 (CBDC의) 안정성이다. 안정성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옵션을 주고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안정성은 지속적인 지표일 수 있다. 지폐를 발행하는 것은 부채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관점에서 보면 M0 발행은 중앙은행의 부채다.

통화의 안정성과 불안정성은 그 자체가 아닌, 뒤에서 무엇을 지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당신이 100%의 준비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경우, 정말로 그것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에 넣어뒀는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증명할 사람은 있는지, 감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이 통화는 부채 쪽에 해당되는데, 이를 사용할 용의가 있느냐, 국채 매입을 포함해 자산으로 사용하는 경우 자산의 안전성은 어떤지, 유동성은 어떤지, 오류가 발생할 경우 투명성이 보장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런 것들은 반드시 답변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Q. 중국 중앙은행이 강조하는 디지털화폐 e-CNY(디지털 인민폐)가 M0에 위치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되나?

A. 현재의 디지털 인민폐는 M0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는 CBDC를 소매 부문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미고, 소매 부문에 널리 적용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M1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중앙은행과 금융시스템에서 M1 운영이 대체로 잘 되고 있어서 개선의 필요성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M1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의 M1은 중앙은행의 화폐에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Q. 중국 인민은행이 CBDC의 발행 속도를 높이고 더 많은 디지털 통화, 특히 글로벌 디지털 통화를 발행해야 하나?

A. 개인적으로는 얼마 만큼의 화폐를 찍어낼지 결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중앙은행 밖으로) 나가서 유통될 수 있는지는 현실 적용에 달려있고 사람들의 사용 여부가 중요하다.

중앙은행은 발행 통화를 시장, 특히 소매 시장에서 실제로 수요가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이 화폐를 지갑에 넣어두고 오늘이든 내일이든 쓰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의 테스트이며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Q. 디지털 화폐가 다양한 제도와 상품간의 경쟁에서 선택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A. 일반적으로 우리는 혁신과 신제품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 연구 개발 후에는 파일럿을 수행할 수 있는 특정 조건도 만들어야 한다. 시범 운영이 되기만 하면, 여러 방안이 나올 것이고 그들 사이에 경쟁이 생기고 적자생존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도태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문제는 없을지,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없을지 매우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혁신가, 빅테크, 핀테크 기업이 고객 자금을 전용하는 것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시스템 설계 초기부터 남의 돈을 횡령하려는 사람도 있다. 운영 과정상의 문제나 구멍이 발생해 고객의 자금에 손을 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을 닫은 일부 기관도 애초의 비전은 좋았지만 결국 고객 자금을 횡령하고 불법자금을 모으는 범죄를 저질렀던 사례를 우리는 지켜봤다.

Q. 디지털 화폐에 ‘표준 우선’ 정책이 필요한가?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누가 기준을 정할지 미리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선진적인 기준도 정하기 어렵다. 누구도 사무실에 앉아 이 모든 문제를 미리 생각할 순 없다. 실행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병렬 운영하고 경쟁을 통해 가장 좋은 방안을 선택한 뒤 특정 단계에 이르러 통용성을 높이면 강제적 또는 준강제적으로 상호운용성이 증진될 수 있다.

디지털 화폐를 하려면 입법을 선행하고 국제 표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연구 개발, 혁신 과정에서 입법을 그처럼 명확히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3의 기관이 혁신을 하거나 디지털 화폐를 만들거나 지불 시스템에 참여하려면, 다양한 수준으로 높은 표준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지 잔머리 정도로는 할 수 없다.

Q.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불안정 상황을 감안할 때 디지털 화폐는 SWIFT와 CIPS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A. 중국의 e-CNY(디지털 인민폐)는 소매용으로 설계되었고 일반인의 편의와 상인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미국 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자기 (SWIFT를 대신하는 등의) 그런 기능을 할당하는 것은 지원하지 못할 수 있다. 당연히 우리는 e-CNY의 미래에 글로벌 지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글로벌 소매용으로 사용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쉽사리 (디지털 위안화를) 군사무기처럼 사용해서는 안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요구로 일부 러시아은행이 SWIFT에서 제외되었다. (금융의 무기화를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됨)

SWIFT는 국경을 초월한 국제 지불 시스템이 아니라 통신 조직이다. 국제무역은 계약, 입고부터 결제지시, 보증서 등 결제 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은 무역정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SWIFT는 참여하는 금융기관이 많기 때문에 자체 정보의 암호화를 잘 해왔다. 수 많은 정보가 사람의 개입없이 자동 처리되기 때문에 국제 무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SWIFT는 대체할 수 없는 게 아니지만 SWIFT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대체 전과 대체 기간 동안에도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SWIFT를 떠나 다른 채널을 열게 되면 과도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초기에는 새로운 시스템 참여자가 매우 적을 수 있고, 많은 통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거래 효율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거래는 과거 일주일 만에 처리되었지만 두 달 동안 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보안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최종 처리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간혹 수동 처리에서 허점이 있을 수 있는 등 오류 가능성이 있다.

CIPS(CNY Cross-border Payment System)는 국경간 위안화 지불, 결제와 청산을 위해 설계되었다. 이 시스템은 몇 가지 다른 주요 통화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재까지 다른 통화를 사용한 지불은 매우 적다. 통신 기능도 시스템에 통합되어 있지만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 상태이며, CIPS가 이런 저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저우샤오촨은 “솔직히 우리 금융 지불 시스템이나 지불 통신 시스템이 일종의 냉전 국면에 빠지면(SWIFT와 e-CNY가 경쟁함으로써 중국과 서방이 대립하는 상황을 가리킴) 모두에게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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