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까지 트래블룰 적용…회원사 확보해 연합체 구축 경쟁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에서도 자금이동규칙인 트래블룰(Travel rule) 적용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래소들의 관련 솔루션(기업용 소프트웨어)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빗썸, 코인원, 코빗이 R3 플랫폼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반 트래블룰 솔루션인 ‘코드(CODE)’를 출시했고, 업비트 역시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관련 솔루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솔루션 이용 거래소들을 확보하고 연합전선을 구축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세력과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차명훈 코다(CODA) 대표 겸 코인원 대표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발표를 통해 트래블룰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환 기자]

◆ 코드 연합 트래블룰 솔루션 출시…내년 1월 적용·고도화 추진

8일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 3사 연합체인 코드(CODE)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사가 협력해 구축한 ‘트래블룰 솔루션’을 선보였다.

트래블룰이란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으로, 금융권에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의 정보와 이체내역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 2019년부터 트래블 룰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했으며,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내년 3월부터 가상자산거래소에도 트래블룰이 적용된다.

차명훈 코드 대표 겸 코인원 대표는 “FATF 권고안 이후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국가별‧지역별 도입 속도와 규제 강도가 제각각인 상태”라며 “한국의 경우 특금법 개정안을 통해 내년까지 트래블룰을 적용해야 하며, 세계적으로도 도입이 가장 빠른만큼 한국 고유의 솔루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에 따르면 코드의 솔루션은 블록체인 기반 한국형 트래블룰 솔루션으로 8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참여한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코르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공개형 블록체인 아닌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성돼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성이 보장되며, 고객 편의성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해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를 통해 타사 솔루션과의 연결과 확장성도 확보했다.

차 대표는 “현재 솔루션 개발 완료 후 연동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12월 말이나 내년 1월에 실제 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적용 이후에도 변화하는 규제환경에 대응해 운영정책을 고도화하고 기술적인 조정을 통해 빠른송금(라이트닝 솔루션), 위험 탐지 등의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 트래블룰이 도입되면 특히 송금 과정에서 오기입으로 인한 송금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트래블룰이 정착되면 대량거래 고객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저장하는 ‘화이트리스팅’을 작성하게 되는데, 이렇게되면 오입금시 한번 더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안전성은 이미 검증된 R3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3는 금융사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이미 블록체인이 필요한 다양한 금융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코드는 트래블룰 관련해 당국과의 소통은 없는 상태지만 향후 도입이 본격화될 때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맞춰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방준호 빗썸 부사장은 “트래블룰이 본격화되면 정부에서 FATF 관련해 큰 가이드라인을 줄 것”이라며 “각 사 준법감시팀은 해당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에 구체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트래블룰 연합체 확대로 시장 영향력 강화…”이용료가 관건”

코드의 솔루션 출시로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선 트래블룰 솔루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개발 자회사 람다256은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 8월에 출시했다.

베리파이바스프는 자금세탁방지(AML)기능도 함께 제공하며,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에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트래블룰 솔루션 선점 경쟁이 이를 통해 연합체(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소비자가 A쇼핑몰을 주로 이용한다면 A계열 다른 쇼핑몰에 수수료 절감이나 이벤트 쿠폰 제공 등의 혜택을 줄 수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같은 트래블룰 솔루션을 이용하는 연합체 간 수수료 할인 등을 제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목소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래블룰 솔루션 회원사를 확보하려면 도입 비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금법 요건을 갖추려고 거래소들이 AML 시스템을 구축할 때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형거래소 입장에서는 트래블룰 솔루션 도입 비용이 저렴한 곳으로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룰 솔루션 사용료가 월 3천만~5천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합리적인 이용료를 제시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곳의 솔루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 제공/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https://www.inews24.com/view/1430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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