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가 경제 전반 및 기업 이익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72포인트(0.34%) 내린 3만4378.34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4포인트(0.24%) 하락한 4350.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28포인트(0.14%) 내린 1만4465.92에 마쳤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인플레이션에 쏠려 있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시장에서는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슬로플레이션’ 혹은 경기가 더욱 악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들은 경기 성장세가 둔화하더라도 추세를 웃도는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기본 가정으로 채택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그린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화석 연료 투자 축소로 수십 년간 지속했던 저물가 시대가 마무리될 가능성에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플레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은 13일 미 노동부가 공개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9월 CPI가 전년 대비 5.3% 상승하고 근원 CPI도 같은 기간 4.0%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5.9%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골드만은 미국의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이전보다 낮은 성장세와 높은 물가 환경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이익 마진을 관리해 나갈지가 앞으로 나오는 기업 실적에서 관전 포인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톰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기업들이 해결해야 하는 모든 어려움을 감안하면 이번 분기에는 이전보다 부정적인 서프라이즈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 조사기관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 증가율을 29.6%로 예상한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위한 고용 조건이 거의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별도로 공개 발언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조 인플레이션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 목표치를 정말로 웃돌고 있다는 결론을 낼 만큼 충분히 상황을 지켜봤다”면서 이것이 장기 인플레 기대가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는 다만 금리 인상은 1년여가 지난 후에나 이뤄질 수 있다며 성급한 긴축 기대를 경계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공개되는 대형은행 실적에 주목한다. 최근 급증한 비용 부담을 상쇄할 만큼 인수합병(M&A)이나 트레이딩 매출이 늘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지지부진했던 대출 증가세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내일(13일) 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JP모간체이스의 주가는 이날 0.85% 하락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 호조를 발표한 테슬라의 주가는 1.74% 상승해 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골드만의 ‘매수’ 의견에 스포츠 의류업체 나이키의 주가는 2.21% 올랐다.

MGM리조트의 주가는 크레디스위스가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후 9.64% 상승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인플레 우려로 2년물 수익률이 급등하고 입찰 호조로 10년물 금리가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장중 지난해 9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인플레 우려 속에서 완만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유럽지수는 전장보다 0.32포인트(0.07%) 내린 457.21에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52.27포인트(0.34%) 하락한 1만5146.87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22.43포인트(0.34%) 내린 6548.11을 나타냈으며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6.62포인트(0.23%) 하락한 7130.23에 마감했다.

최근 랠리를 펼친 유가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2센트(0.2%) 상승한 80.6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23센트(0.3%) 내린 83.42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3.60달러(0.2%) 오른 1759.30달러를 나타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70% 내린 19.6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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