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거래소 규제 추가 #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명시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24일 게재한 암호화폐 관련 ‘성명’은 지난 5월 발표된 금지 정책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 됩니다.

외신들이 보도한 성명(statement)이라는 단어도 엄밀하게 딱 맞는 표현은 아닙니다. 한자로는 통지(通知)인데요. 5월에 이미 나온 정책에 대해 관계 기관들이 모여 회의를 했고, 거기서 논의된 것을 알린다는 의미입니다.

인민은행만 게재한 것도 아닙니다. 회의에 참석한 기관들이 모두 통지를 올렸는데요. ‘통지’ 맨 끝에 기재된 날짜는 9월 15일 입니다. 즉, 15일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내부적으로 회람을 하고, 이날 발표했다고 볼 수 있죠.

인민은행은 통지와 별개로 기자들이 질문할 것에 대비해서 일문일답을 따로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외신들은 이 일문일답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미디어는 통지 원문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위 사진)

# 핵심 내용
통지 제목은 ‘가상화폐 거래 사기 위험 방지 강화를 위한 통지’ 입니다.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했는데요.

이는 5월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추가된 것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가 중국 내 국민들을 대상으로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법으로 명시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도 특금법에 따라 신고를 하지 않은 해외 거래소의 영업을 불법으로 규정했죠.

또 하나 5월 발표와 다른 것은 암호화폐의 예시로 3개의 코인을 거명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입니다.

비트코인은 공식 문서에 종종 언급이 됐는데, 이더와 테더의 등장이 눈에 띕니다. 특히 테더가 그렇습니다. 미국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규제안을 만들고 있죠.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통지의 나머지 부분은 암호화폐 관련 사기, 매매를 통제하는 구체적인 조치들입니다. 이 역시 5월 발표를 행정적으로 구체화한 내용들입니다.

# 참여 기관
통지에 등장하는 중국 내 행정 기관이 아주 화려합니다. 인민은행, 사이버관리국, 최고인민법원,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최고인민검찰, 은행규제위원회, 보험규제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외환국 등 10 개 입니다.

우리나라도 특금법을 실행하면서 총리실 주관으로 관계 부처 회의를 열었죠. 금융위, 금감원, 검찰, 경찰 등이 모두 모였습니다. 중국도 비슷한 회의를 9월 15일 연 것이죠.

15일 논의된 내용은 중국의 다른 행정 기구에 전파 및 ‘통지’됐는데요. 통지문 맨 앞에 수신처로 등장합니다. 각 성, 자치구, 직할시 등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시군구 행정 조직에 하달된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지방 행정 조직을 인민정부라고 부릅니다. .

중앙 기관들이 이런 이런 결정을 했으니 각 행정 조직도 이에 맞춰 단속을 하라는 뜻입니다.

# 새로운 것이 없다?
5월 발표된 내용을 구체화한 것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를 더 강력하게 단속한다는 것이 아니냐고 해석할 수 있죠.

외신들도 그렇게 봤습니다. 블룸버그는 “지금까지와 달리 가장 강력한 한방을 날렸다(delivering the toughest blow yet)”고 썼습니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5월 이후 중국에서는 유사한 회의, 관련 업계 면담 등이 몇 차례 있었고, 중국 내에서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아래 기사는 중국 국내 매체의 것으로 6월에 나온 겁니다. 인민은행이 시중은행들을 모아 놓고 암호화폐 금지에 대한 간담회(약담)를 했다는 기사입니다.

인민은행과 시중은행, 암호화폐 금지를 위한 약담(간담회) 관련 기사

이 기사에 오늘 나온 것과 거의 같은 규제 방침, 통지가 들어 있습니다.

다음 기사는 5월 18일 나온 ‘오리지널’ 암호화폐 금지 정책에 대한 것입니다. 정책의 틀이 나와 있고, 그걸 구체화한 것이 오늘 ‘통지’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5월 18일 발표된 암호화폐 금지 정책 관련 기사

# “중국의 반 암호화폐 정책은 이미 다 나왔다”
중국은 여러 차례 암호화폐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발표도 이미 2013년, 2017년에 언급한 것과 대동소이합니다.

행정적으로 구체화하는 단계만 남은 거였죠. 채굴 장비는 이미 뜯겨서 해외로 나갔고, 중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 등을 중단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은행 계좌와 연결할 수도 없으니 위안화 마켓도 닫혔구요. 이번 통지가 나왔다고 해서 별반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인민은행 등 회의에 참석했던 중국 내 각 기관들이 통지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5월 정책을 구체화하는 마지막 절차를 밟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블록미디어가 입수한 통지 원문도 15일 회의에 참석한 외환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입니다. 통지문 출처는 중국 인민은행(来源:中国人民银行)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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