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2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예상보다 빠른 물가 상승세를 확인한 시장에서는 인플레에 따른 긴축을 우려했다. 특히 기술주는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1.50포인트(1.99%) 급락한 3만3587.66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9.06포인트(2.14%) 내린 4063.04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57.75포인트(2.67%) 하락한 1만3031.68에 마쳤다.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4월 물가 상승률에 강하게 반응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4.9% 이후 최대 폭의 물가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 CPI는 0.8% 상승해 2009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오름세를 기록했다. 앞서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4월 CPI가 전월비 0.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해 지난 1982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전년 대비 근원 CPI는 3.0% 급등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지난주 고용지표와 이날 물가 지표의 ‘서프라이즈’가 연준의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며 조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시장 참가자들 역시 물가 오름세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판단이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야 물가 상승이 기조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면서 일시적인 물가 상승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MLP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브라이언 벤딩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얼마나 오래 인플레이션이 현재 경제 회복 속에서 존재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과 원자재 상승세를 볼 수 있으며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벤딩 대표는 “금리와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지난해 랠리를 펼친 기술주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FBB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약세론자들은 단기적으로 긴축 테마에 기대 잔치를 벌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고 시장은 완만한 성장과 완전한 회복 때까지 연준이 긴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로 더욱 강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술주는 이날 주식시장 약세의 중심에 섰다. 아마존닷컴과 애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애플은 13개월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마감했다.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가 수개월 걸릴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윗 이후 4.42% 내려 589.89달러에 마감했다.

도미노피자의 주가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대표가 지분 6%가량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0.82% 뛰었다. 반면 애크먼 대표가 매도했다고 밝힌 스타벅스는 2.93%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27.38% 급등한 27.82을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