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정대선 HN(구 ‘현대BS&C’) 대표가 스위스 추크에 설립한 IT 기업 에이치닥이 삼각파도에 휩쓸렸다. 해킹 보상, 세무 조사,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등으로 에이치닥 커뮤니티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모습이다.

◆ 에이치닥, 해킹 피해 접수 마감…회사 보유분으로 보상 

에이치닥은 지난해 8월 해커가 만든 에이치닥 모바일 지갑 앱을 통해 코인이 무단출금되는 해킹 사고를 당했다. 수당 당국에 신고를 접수한 뒤로도 에이치닥은 8월 31일에서 9월 1일까지 비인가 컴퓨터 용 지갑 앱, 9월 14일에서 15일에는 해커가 발신한 피싱 메일로 인한 무단출금 사태를 겪었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해킹 피해 수사 결과에 대한 질문에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와 별개로 에이치닥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17일까지 해킹 피해 접수를 받았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당초 수사 결과가 나오고 범인으로부터 피해 물량을 회수해 보상하는 게 맞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회사 물량으로 선제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닥은 지난 21일부터 피해 접수 고객을 상대로 접수 내용 확인 및 추가 필요 자료 제출 요청을 위한 메일을 개별 발송했다. 접수 내용이 확인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무단 인출 피해 물량의 100%에 해당하는 보상을 지급한다.

◆ 에이치닥, 국세청 세무조사 받아

지난 27일 HN그룹과 에이치닥이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은 HN그룹이 플라이빗 거래소에서 에이치닥 코인을 통해 법인세 등을 탈루한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국세청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세무조사를 진행하는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5일에는 플라이빗 역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이 플라이빗에 2017년에서 2019년에 걸친 세무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이 당시 사명은 ‘한국디지털거래소(DEXCO)’로 현대BS&C가 대주주였다.

한국디지털거래소는 에이치닥을 처음으로 상장했다. 단, 플라이빗으로 리브랜딩한 뒤 당시 근무했던 임원은 전부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빗 측은 “국세청 세무조사는 현재 임직원과는 상관이 없으며 거래소 운영엔 문제가 없다”고 블록미디어에 말했다.

HN그룹이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에이치닥 투자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기사에 언급된 내용은 ‘에이치닥의 탈세 의혹’이 아닌 ‘HN그룹의 탈세 의혹'”이라며 “에이치닥은 HN과 지분 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독립 기업이고 스위스와 한국이 법에서 정한 회계기준을 준수하고 정상적인 세무 신고 절차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블록미디어에 “HN그룹이 세무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여러 언론사에서 입장을 밝혀달라고 하고 있는데, 별개 기업인만큼 딱히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원론적으로 말하면, 만약에 탈세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누군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탈세를 했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듯이 (암호화폐인) 에이치닥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에이치닥, 빗썸 투자유의종목 지정…해제될 수 있을까 

에이치닥은 지난 6일 빗썸에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상장시 대비 시가총액이 하락했고 재단의 향후 개발, 사업 진행 관련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투자유의 지정 연장, 해지, 거래 지원 종료 등은 다음주 중에 결정된다.

원성환 에이치닥 대표는 “많은 분들이 빗썸 거래소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어 상장폐지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조직 재정비 과정 중 인력 및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부재로 인해 발생된 문제로 거래소 측에 적극적으로 소명 중에 있으며,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현재 빗썸 측과 커뮤니케이션이 정상화되었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빗썸 측에서도 투자유의종목 지정이 거래지원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에이치닥은 현재 빗썸, 비트렉스, 지닥, 바이박스, 라토큰 등 5개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이중 빗썸에서 발생하는 거래량이 97.4%로 가장 많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에이치닥은 빗썸에 상장된 133개 코인 중 84번째로 거래가 많은 토큰이다. 하루 거래량은 2억 9742만원이며, 가격은 16원 수준이다.